서울 걷기 좋은 곳
남들은 주말은 휴일을 이용해 산을 가지만 나는 서울 걷기 좋은 곳을 찾아 다닌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남들이 일부러 멀리서 찾아 오는 곳이 많다 보니 이 것도 나름 복이라면 복이다.
춥다는 핑계로 그동안 소흘히 했던 운동을 모처럼 날씨 좋은 일요일 다녀왔다. 오늘의 루트도 전과 별반 다를 것 없지만 이 날은 전 날 드라이브 나갔다가 본 부암동 7번지 제빵소까지는 무조건 가는 걸로 정했다.

출발은 파리바게뜨 정릉국민대점에서 시작한다. 길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보통 북악 골프연습장 쪽으로 가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지도에 없는 길이 곳곳에 있다. (예전에 다녀온 루트) 그리고 이 루트를 추천하는 이유는 산책로가 조성 되어 있어 훨씬 걷기 좋고 가로 질러 바로 하늘교까지 갈 수 있다. 네이버 지도에서 대한불교천토불국종 운선암을 찾아 가면 된다.
이 곳에 유아 숲 놀이터도 있고 야생화 길, 산사길 등 골라서 갈 수 있다. 서울에 이런 고즈넉한 곳이 있었단 말인가 싶을 정도로 새소리, 바람소리가 가득하다. 역시 절이 있는 곳은 멋진 풍경이 필수 조건인 듯 하다.

여기가 정령 서울이란 말인가
부암동 7번지 제빵소에서 커피 한 잔 즐기며 잠시 쉬고 매번 가던 길로 갈까 하다가 새로운 루트로 가봤다.
원래는 차가 다니는 북악 스카이웨이 길을 따라 갔는데 제빵소 주차장에 ‘등산로 가시는길’ 이라고 큼지막하게 써둬 홀린듯 그 쪽으로 향했다. 그럼 위 사진처럼 참호가 하나 보이고 계단이 있다. 이 길로 쭉 내려가면 된다. 그럼 여기가 서울 맞나 종로구 맞나 싶을 정도 풍경이 펼쳐진다.

요즘은 이런 풍경이 상당히 반갑고 귀하다. 서울에서 흙 밟으며 걸을 일이 평소에 얼마나 있겠는가. 기껏해야 산책로 데크길이 전부니 말이다. 일부러라도 자주 나와야겠다.

길을 따라 가다보면 사람이 집도 몇 채 보인다. 지도에서 현 위치를 보지 않으면 여기가 서울이 맞나 싶은 풍경이다. 그런데 여기도 부암동에 속한다.

능금마을과 백사실 계곡
학교를 이 근처에서 나왔는데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안지는 몇 해 되지 않았다. 작은 이정표를 보니 이 곳은 능금마을이라 한다. 여긴 또 부암동이 아닌 신영동이라 한다. 그래도 종로구 좀 안다고 생각 했는데 신영동은 처음이다.
백사실 계곡까지 연결되는 이 길은 흐르는 물이 깨끗하고 주변 숲 또한 잘 보존되어 있어 생물다양성 및 보존가치가 높아 체계적인 보전 관리를 위해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보호종인 도롱뇽, 북방산개구리, 무당개구리, 오색딱따구리 등 다양한 이생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계곡부는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산벗나무 등이 능선부는 소나무, 이까시나무 등이 넓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 일대가 주변에 흰돌이 많고 경치가 아름답다고 하여 백석동천 이라 불린다고 전한다. 이와 관련된 글은 한계레 21 기사를 참고하자.

현통사
백사실 계곡을 빠져 나오면 현통사에 다다른다. 이 곳은 크기를 가늠 할 수 있는 커다란 바위 옆에 지어져 있다.
그리고 이 너른 바위는 근처 주민들의 쉼터가 되기도 한다. 이 날은 한 여성분이 반려견과 함께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이 무슨 그림 같은 풍경이란 말인가.
이 곳이 버스가 다니는 큰 길에서 고작 5분이면 도착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북악 스카이웨이 쪽에서 내려 오지 않고 반대로 간다면 ‘세검정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하면 된다.

멀리 가지 않아도 돼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정말 소중하다. 일부러 걷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 보통의 일상 속에서 언제든 걸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동네는 높은 건물이 없어서 더 좋다. 예전에 학교를 다니면서 안 사실인데 청와대 때문에 이 일대 건물은 20m 이상 지을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풍경을 망치는 성냥갑 아파트가 없다.
윤석열 때문에 용산으로 이전하고 고도제한이 어떻게 바뀌었나 모르겠지만 높은 건물이 생길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거 보면 아직 유효한가 보다.
아직 내가 못찾은 서울 걷기 좋은 곳이 상당히 많을 듯 하다. 산 정상을 오르면 성취감은 있겠지만 나에겐 이런 소소한 풍경을 발견 하는 게 더 성취감이 있다. 매번 혼자 가는 게 심심하긴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