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교토 산책 여름엔 어쩌면 당연한 일

교토 기요미즈데라

교토 산책

교토는 여러번이지만 여행을 마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가득한 곳이다. 호젓하게 천천히 걸으며 교토 산책을 즐기고 싶은데 수많은 관광객에 떠밀려 구경은 커녕 뭔가 대피훈련을 하는 느낌까지 든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새벽부터 서둘러 나와 기요미즈데라로 향했다. 새벽의 교토는 오후와 달리 덥지 않아 여행하기 참 좋은 날씨다.

호텔을 아마노하시다테&이네후나야 투어 출발 위치와 가깝고 저렴한 곳을 예약해 새벽 교토 산책은 교토 시영버스 종점 맞은 편에서 탔다. 버스 도착 시간이 구글 지도에서 안내해 주는 것과 전혀 달라 정류장 바닥에 뒹굴고 있는 아날로그 시간표를 확인해야 했다. 이 것이 교토 감성인가 싶다. 교통 체증이 심해서 그런지 여행 내내 구글 지도에 나오는 시간은 맞지 않았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라 좋긴 하지만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노출 차이가 심하다 보니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는 게 쉽진 않다. 이런 환경에서는 역시 스마트폰이 제일인 것 같다.

네네노미치

이시베코지는 집집마다 사진 찍지 말라는 안내가 붙어 있어 그냥 지나 치고 네네노미치. 야사카 신사까지 이어지는 길이라 교토산책 중 한 번쯤 걷게 된다. 혼자하는 여행이라 모델이 없어 좀 아쉽긴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니넨자카

나만 있을 것 같았던 새벽 교토산책은 나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이 먼저 선점하고 있었다. 사진에 진심인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요즘은 대부분 미러리스를 사용해 그런지 어깨를 짓누르는 DSLR을 쓰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잠깐만 기다리면 아무도 없는 니넨자카의 모습도 담을 수 있는 새벽 교토산책.

산넨자카

기요미즈데라와 가까워 질수록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 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정도면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의 인파다. 산넨자카의 포토 스팟이었던 벚꽃 나무가 얼마전 부러져 더 이상은 볼 수 없다.

네이버 블로그를 접고 워드프레스 여행 좋아요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랄까? 내돈 내고 가지 않는 건 좋았지만 필요 없는 사진만 가득하고 말도 안되는 칭찬만 하던 글을 안써도 되니 자유롭다. 역시 여행은 내돈 주고 가는 게 제일 좋다.

기요미즈데라

오전 기요미즈데라 풍경은 가게 오픈 준비를 위한 배달 트럭으로 가득하다. 먹을 건 자판기 음료가 전부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사람 없는 이 풍경으로 상쇄 돼 충분했다.

말 안듣는 사람을 이 시간대도 볼 수 있다니. 어쩌면 하지 말라는 짓을 하려고 이 시간대를 찾았는지도 모르겠다.

벚꽃과 단풍이 없는 기요미즈데라 풍경도 없고 두 번이나 다녀온 터라 본당은 들어가지 않았다. 오전 6시부터 입장할 수 있으니 이른 시간 찾아도 좋다. 500엔.

5~6월 교토는 수학여행 온 학생들을 많이 마주치게 된다. 어중간한 시간대에 찾으면 함께 다녀야 하는 일도 생긴다. 그래서 조금 서둘러 나서는 걸 권한다.

호칸지

어쩌면 기요미즈데라 보다 더 괜찮은 포토스팟이 아닐까 싶다. 호칸지 안에 있는 오층 석탑과 함께 교토 느낌 가득한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보니 이른 시간에도 사람들로 바글바글 하다. 보통 이런 곳은 적당히 찍고 빠르게 빠져주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데 오전 시간대라 그런지 그런 것도 없다. 다음 여행에선 여길 가장 먼저 와야겠다. 혹시나 새벽 일찍 기요미즈데라를 간다면 여기부터 찍고 가라. 구글지도에서 보기

적당히 찍고 철수

야사카 신사를 가로 질러 기온으로

슬슬 교토의 폭염이 시작되는 중.

별거 아닌 풍경도 교토에선 조금 특별해 보인다.

기온 신바시

모두 아는 거기. 기온 신바시. 여기서 시작해 외다무 나리 교자바시까지 이어지는 약 500m의 거리는 소박한 교토를 느끼기 가장 좋은 곳이니 꼭 걸어 보자.

하나미코지도리

오전 시간대에 하나미코지도리는 사람이 없어 좋긴 하지만 딱히 볼 게 없어 굳이 가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하나미코지도리 끝은 켄닌지. 교토 최초의 선종 사원으로 1202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여러번 다니다 보니 신사와 절, 성은 그게 그거 같아 이젠 내 흥미를 끌기엔 부족하다.

니조성

니조성만 보면 800엔, 니노마루 궁전까지 보면 1,300엔이다. 표를 사려고 기다리는 사람들과 뙤약볕은 발 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고.

여름 교토 여행은 무조건 일찍

한 여름 교토여행은 일출 시간에 맞춰 여행을 시작 하는 게 좋다. 여유 부리다 천천히 나오면 교토의 폭염 때문에 여길 왜 왔지 하는 생각만 계속 든다. 기요미즈데라와 아라시야마를 모두 가고 싶다면 개인적으로는 아라시야마를 먼저 가는 걸 권한다. 사람 없는 풍경은 기요미즈데라보다 아라시야마가 낫다. 내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10시도 안됐는데 대나무 보다 사람이 많다. 여유로운 교토 산책은 새벽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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