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도메 해안(浦富海岸) 물놀이 할 게 아니라면 안가도 되는 돗토리 명소

우라도메 해안

일본 소도시들의 화려한 관광명소 수식어와 사진빨은 가끔 관광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돗토리 우라도메 해안(浦富海岸) 역시 그렇고 사진만 보고 갔다가 후회만 하고 돌아왔다.

우라도메 해안

돗토리현 동쪽 끝에서 시작되는 해안선 일대를 우라도메 해안이라 부르며 약 15km 길이의 리아스식 해안으로 되어 있다. 리아스식 해안이란 하천에 의해 침식된 육지가 침강하거나 해수면이 상승함으로 인해 형성된 해안으로 절벽과 동굴, 기암괴석 등을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돗토리 관광 사이트에 소개된 우라도메 해안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해안선을 따라 약 3km에 달하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눈앞에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져 있고, 모래사장에 내려가면 그 투명도를 실감할 수 있다.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코발트블루의 바다와 하얀 모래, 푸른 소나무의 대비가 그림처럼 아름답다.’

부족한 안내와 인프라

하지만 생각만큼 그렇지 않았다. 난 렌터카를 이용했기 때문에 우선 구글지도에 표시 되어 있는 우라도메 해안 위치에 도착하니 집과 집사이 낮은 담 너머로 바다가 조금 보이지만 바다로 이어지는 길은 없었다. 주차 할 곳이 없어 찾아보니 우라도메 정보센터 앞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 이 곳에 주차했다. 구글지도에서 보기 정보센터는 이 주변의 관광명소를 안내해 주고 있는 곳이었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밖에 있는 빛바랜 지도에 의존해야 했다. 카페도 편의점도 없어 자판기가 여행의 목마름을 달래 주었다. 여름 성수기를 준비해서 그런지 해수욕장엔 포크레인 말고는 사람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해수욕장 왼쪽 끝에 있는 화장실 건너편에 있는 무코지마 에비스 신사. 모래사장 뒤로 갈 수 있게 길이 마련되어 있는데 내가 간 날은 들어가지 말라고 써 있어서 굳이 가진 않았다.

차는 필수

소도시를 여행 하다면 이동이 정말 불편하다. 하루 10대도 다니지 않는 곳도 가보고 정해진 시간에 차가 오지 않아 한 두시간을 멍때리고 기다려 본 적도 있다. 그래서 되도록 소도시를 여행할 땐 그 것도 대중교통으로는 불가능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렌터카를 빌리는 편이다. 이 곳도 그랬다. 일단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곳이고 해수욕장을 벗어나 리아스식 해안이 만들어 낸 풍경을 보려면 국도를 따라 계속 이동해야 하고 중간 중간 멈췄다가 잠깐 보고 또 이동하고 반복해야 한다. 차로 달리면서 바다도 보이지 않아 드라이브 하는 맛도 나지 않는다.

그래도 차를 세우고 볼 수 있도록 작은 전망대가 곳곳에 있어 편하게 볼 수는 있었다. 그렇다고 대단한 풍경은 아니고 비슷한 풍경의 연속이라 사실 재미는 없다.

시라와라 해안

우라도메 해안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155번 지방 국도를 타고 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이 애니메이션 프리(アニメFree)에 등장했던 타지리 공원 전망 데크다. 애니를 보지 않아 관심도 없었고 주차해 둔 곳에서 왕복 40분 정도라 이 곳은 지나치고 그 다음에 나타난 시라와라 해안(城原海岸) 을 찾아 갔다. 이 곳은 무료로 주차도 가능하고 넓어 그런가 현지인들도 조금 찾는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은 아니고 3~4명 정도.

다시 올라 올 생각을 하면 내려 가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지만 그래도 궁금해 갔다 왔다. 해안까지 내려가면 자갈로 되어 있는 해변이 나타난다.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모습이다.

그리고 왼쪽을 보면 기암괴석이 눈에 띈다.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보니 그 어떤 지질공원 보다 괜찮은 듯 하다.

커다란 바위 위에는 이 곳이 산인해안 국립공원임을 나타내는 비석이 서 있다. 굳이 저걸 시멘트로 발라 저기에 세웠어야 하는 의문이 든다.

인기척이 나서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조금 더 색다른 공간이 나타났다. 이 곳은 정말 아는 사람만 오겠구나 싶은 그런 곳이었다.

 

먼저 자리를 잡은 현지인들이 낯선이의 방문이 달갑지 않은지 계속 흘겨본다. 여행 왔다고 걱정 하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괜한 참견이고 오지랖일 것 같아 관뒀다.

암튼 둘이서 세월아 네월아 옷을 갈아 입더니 물안경을 쓰고 바다로 들어 갔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나도 함께 동참하고 싶었지만 준비 없이 찾은 곳이라 그냥 돌아 섰다. 이런게 정말 나만 알고 있는 돗토리 명소가 아닌가 싶다.

물놀이 안할거면 가지 마세요

돗토리 사구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어 가볍게 찾기는 좋지만(물론 차가 있다는 전제하에) 물놀이를 할 게 아니라면 일부러 가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풍경이고 이런 곳을 대체할 수 있는 일본 소도시는 충분히 많으니까. 아래 사진처럼 비슷한 풍경의 연속이라 다른 재미를 못찾는다면 금방 질린다. 우라도메 해안 유람선을 타고 관람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95명이 탑승 가능한 배 기준 40분 관람, 1500엔이며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예약불가) 이 곳까지 가는 게 걱정이라면 돗토리 관광택시를 이용해도 좋다. 1대당 3시간, 4000엔이고 총 4가지 코스가 있다. 돗토리 관광택시 한글 브로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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