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역(隼駅) 스즈키 하야부사 성지를 가다

하야부사역

하야부사역(隼駅)

돗토리현에 있는 하야부사역은(隼駅) 스즈키 오토바이 하야부사(隼)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오토바이 동호회의 성지가 되어 버린 곳이다. 2008년 모터사이클 전문지 월간 미스터 바이크 창간호에서 8월 8일을 하야부사의 날로 정하고 하야부사 라이더들에게 하야부사역에 모이자 라고 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이 날은 전국에 있는 하야부사 라이더들이 대대적으로 이 역에 모인다고 한다.

그리고 하야부사카역만의 매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그 일환으로 하야부사 랩핑 열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이 열차는 스즈키 하야부사(GSX1300R)의 매력을 전국에 알리기 위해 운행되고 있으며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오면 난리가 난다.

隼駅

그 때 이후로 역은 온통 스즈키 하야부사와 관련된 것들로 가득해졌다. 역 광고판에도 하야부사, 오늘의 날짜를 표시하고 있는 입간판도 하야부사다.

하야부사역 철도 전시관

역 왼편에는철도 전시관과 열차 한량이 있는데 전시관이라기보다는 동네 노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안에 있는 의자는 열차에서 떼온 의자가 인상적이다.

오토바이 타고 오는 현지인은 흔하겠지만 차를 몰고 그 것도 한국에서 온 낯선이의 방문이 어색할 법도 한데 반갑게 맞아 주신다. 그리고 전시되어 있는 하야부사역의 디오라마를 작동 시켜줘 기차가 움직이는 걸 보여주신다. 짧은 감사의 인사를 하고 역사 안으로 들어 갔다.

역장실은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열차보다 오토바이와 관련된 것들이 더 많이 있었다.

각 지역 별 하야부사 동호회 로고 라던가

하야부사 사이다 빈병

하야부사 우표와 하야부사역 블루 트레인의 조각, 키링 등 하야부사와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무인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하야부사 동호회

운좋게도 굉음을 내며 10여대의 하야부사가 역으로 하나둘 모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여럿이 모여 용감해 져 그런가 아무데서나 담배를 피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았다. 집단 이기주의라고 해야 되나 겉과 속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은 진상일 확률이 매우 높은 것 같다.

번호판을 보니 고베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못해도 150km는 왔을텐데 비가 오는 굳은 날씨에도 열정 하나는 인정이다. 그런데 주차장이 뻔히 있는데도 주차한 꼬라지를 보면 욕부터 나온다. 많지는 않지만 이 곳도 차가 다니는 길인데 이딴식으로 세워놨다.

스즈키 하야부사

이 곳에 오면 누구나 하야부사역을 배경으로 이런 사진을 남기는 듯 하다. 혼자 온 사람은 금방 찍고 가던데 이 무리들은 거의 전세를 내고 역 이 곳 저 곳 담배피고 돌아 다니며 사진찍기 바쁘다. 누가 일본 사람들이 공공질서를 잘 지킨다고 했던가. 

지나가는 마을 사람을 붙잡더니 사진도 찍어 달라고 한다.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꽤나 여러번 다시 찍어 주신다. 우리나라에선 역세권이 좋다고 하지만 이 곳에서는 정반대인 것 같다. 매일 같이 오토바이 굉음을 들어야 하고 버리고 간 꽁초를 치워야 하고 원하면 사진도 찍어줘야 하니 말이다.

같이 온 일행인데 혼자 CBR을 타고 있어서 사진 찍는데 껴주지도 않는 모습을 보니 웃프다. 그리고 방명록에 기념도 할 겸 몇 글자 적고 왔다. ‘한국 딸배 대표로 하야부사역에 오다…’

아베역

아베역(安部駅)

하야부사역에서 한 정거장만 가면 아베역이 나온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좋아하는 배우(아베 히로시)의 이름이라 혹시 뭔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어 가봤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낡은 무인역이 어찌나 을씨년스러운지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

배우와 관련된 역은 맞았는데 아베 히로시가 아닌  영화 남자는 괴로워의 주인공 아츠미 키요시라는 사람이었다. 반은 맞췄다.

역과 붙어 있는 미용실도 신기

돈이 없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오래된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게 참 소박하고 정겹다. 이런 풍경 때문에 일본 여행이 재밌는 것 같다. 그리고 원래 목적지였던 와카사역으로 출발. 이 날은 비만 잔뜩 오고 습하고 덥고. 역시 일본은 여름에 찾는 게 아니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6~9월 일본여행은 각오 단단히 하고 가던가 안가는 게 맞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