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 만화의 선구자 미즈키시게루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사카이미나토

미즈키시게루

산인 지역은 명탐정 코난이나 게게게의 키타로를 재밌게 봤던 사람이라면 흥미를 느낄만한 곳이지만 만화에 대해 관심이 전혀 없다 보니 이번 여행은 큰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미즈키시게루 기념관에서 그의 생애와 만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알게 된 후로는 뭐랄까? 조금 숙연 해졌다고 해야 할까? 작가에 대한 이야기는 나무위키에 디테일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이 글에는 옮기지 않는다.

요나고 키타로 공항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사카이미나토는 작가의 고향으로 마을 전체가 작품 속 캐릭터로 도배되어 있다. 사카이미나토역에서 기념관까지 이어지는 약 800m 길을 미즈키 시게루 로드(水木しげるロード)라 부르며 거리 곳곳에 요괴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양쪽으로 즐비한 상점가에서는 주인공 키타로와 눈알 아버지를 넣은 다양한 상품들을 만날 수있다. 이 동네가 미즈키시게루 때문에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공항에 만화 주인공 이름을 넣을 정도니 그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몰라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사카이미나토역

요나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사카이미나토를 첫날 갈까 마지막날 갈까 이다. 공항과 가깝다 보니 누구나 이 고민을 한 번쯤 하게 된다. 그리고 직접 다녀와 보니 미즈키시게루 기념관 영업시간(오후 5시까지) 때문에 첫 날은 무리고 여행 마지막날 공항 가기 전 방문하면 괜찮을 듯 하다. 기념관을 가지 않는다면 첫 날도 상관없다. 만약 첫 날 간다면 요나고 공항에 도착해 입국심사를 거쳐 짐을 찾고 나오면 빠르면 3시 30분 정도, 사카이미나토역으로 가는 열차가 4시 2분이라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

역에도 온통 만화 속 요괴들로 가득하고 이 구간을 다니는 사카이선 열차도 요괴로 랩핑되어 있어 꽤나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역 바로 앞에는 만화를 그리고 있는 미즈키시게루의 동상과 그 모습을 바라보는 키타로와 생쥐 인간 동상이 있다. 눈알 아버지도 보인다.

고개만 돌리면 죄다 동상들이다.

역 바로 옆은 사카이미나토 페리 터미널이 있고 . 이안에 관광 안내소가 위치해 있다. 조금 열심히 돌아 볼 예정이라면 자전거를 빌려도 좋을 듯 하다. 미즈키시게루 기념관까지 800m는 걸어야 하니 말이다.

미즈키시게루 로드

이 만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이 길이 꽤 흥미로울수도 있겠지만 난 전혀 그러지 않았다. 요나고 여행의 필수코스처럼 여겨지지만 글쎄. 일반 여행반이라 어쩔 수 없이 폭염을 참아가며 기념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크고 작은 요괴동상을 계속 만나게 되는데 뭘 알아야 흥미를 느끼지 전혀 뭔지 모르니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적어도 이 곳을 방문 한다면 게게게의 키타로 만화는 1편이라도 보고 가는걸 추천한다.

 

 

 

 

 

절반 정도 오면 상점가가 나오는데 죄다 비슷한 것들만 팔고 있고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을 것 같은 물건들만 가득해 특별함은 전혀 없었다.

낡고 오래된 슈퍼는 사진찍기 좋았음

우마이봉도 캐릭터 그림을 넣어서 그런가 돈키호테 보다 비싸게 팔고 있다.

기념관 바로 옆에는 요괴 식품 연구소가 있는데 이 곳에서는 눈알 아버지로 만든 화과자를 팔고 있다. 인스타용으로 아주 제격이다.

모래할머니가 노려보고 있는 걸 관람을 마치고 나서야 알았다는 사실.

미즈키시게루 기념관을 갈까 말까 하다가 2024년 4월 리뉴얼 오픈 되었다고 해서 일부러 900엔이나 내고 다녀 왔다. 후기를 찾아보니 역시나 여기를 방문한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입장권 뒤에는 작가의 명언이 적혀 있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곳과 불가능한 곳으로 나눠져 있고 작의 전쟁 체험 등 미즈키 시게루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풍부한 자료를 혼합해 소개하고 있으며 기획 전시실에서는 기존 기념관에서는 전시할 수 없었던 귀중한 원화를 약 반년마다 내용을 바꾸어 전시하고 있다. 그리고 만화에 나오는 요괴들이 징그럽게벽면 가득 전시되어 있으며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건 딸에게 들려준 아버지의 전쟁 연대기라는 9분짜리 영상인데 이 것 때문에 앞서 말한 것처럼 숙연해졌다. 입장료가 비싼 것 같지만 충분히 볼만하니 관람하는 걸 권한다. 네이버 블로그 후기에도 10년 넘은 글들 밖에 없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테니 어쩌면 900엔이 아깝게 느껴질수도. 

기념관 뒷편에는 게게게의 요괴 낙원도 있다. 이 곳도 캐릭터와 함께 사진 찍을 수 있는 포인트가 많으니 놓치지 말길! 아무것도 모르고 다녀와서 방문 당시엔 별 재미를 못느꼈지만 다녀온 뒤 작가에 대해 찾아보고 만화도 보니 역시 알고봐야 더 재밌는 것 같다.

유난히 저작권에 민감했던 작가가 마을의 부흥을 위해 무료로 풀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사람인 듯 하다. 대단한 관광지라고 하기엔 조금 부족할 수 있겠지만 요나고 여행 딱히 갈 곳도 없으니 여행 일정에 추가해 다녀오길!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