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작은 빵집
시마네현 마쓰에시 여행 중 뭘 먹을까 고민하다 찾은 메루시(メルシ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감사합니다라는 프랑스어 메르시보꾸의 그 메르시다. 이 곳은 아마 일본에서 가장 작은 빵집이 아닐까 싶다. 이런 곳을 누가 오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조금 놀랐다. 가게 앞에는 주차할 수 있는 작은 공터가 있고 맞은편에는 위에 사진처럼 신지호가 보인다. 바다처럼 보이지만 일본에서 7번째로 큰 호수다.
보이는 곳이 빵집으로 들어가는 문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그럼 일본에서 가장 작은 빵집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았을테니까. 아무튼 이 건물을 따라 돌아가면 이런 곳에서 빵을 구울 생각을 했을까 싶을 정도의 작은 공간이 나타난다.
가게 안은 정말 작다. 얼마나 작으면 문 밖에 2명 이상 들어오면 좁으니 차례대로 들어오라고 써 있다.
빵을 굽는 공간을 제외하면 위 사진에 보이는 게 전부다. 빵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대부분 하드한 계열의 빵이 많고 가장 인기있는 건 식빵과 치아바타인 듯 보였다. 배도 고프고 가격도 저렴해 여러개 먹고 싶었지만 밀가루를 멀리해 딱 하나만 골랐다. 호두와 고르곤졸라 치즈가 들어간 스틱. 담백하니 입맛에 잘 맞아 괜찮았다.
부부가 운영하는 이 작은 빵집은 생각보다 이 동네에서 인기가 많은지 내가 온 뒤로 3~4팀이 연달아 찾아 왔다. 특히 반죽에 꽤나 신경을 쓴 티가 나는 게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밀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본에서 매번 새로운 빵집을 갈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매일 식탁에 올려두고 먹고 싶은 빵이라는 점이다. 이 곳도 주원료인 밀가루와 소금 등을 엄선하고, 불필요한 부재료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소박하지만 멈출 수 없는 그런 맛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이런 구석진 곳에 있어도 알아서 찾아오는 듯 하다.
지금까지 일본여행을 하면서 만난 가장 작은 빵집이 아닐까 싶다.
이 곳에서는 친절하게 빵을 오래 보관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 준다. 절대 냉장은 하지말라는 점이다. 빵은 구운 후 시간이 지날수록 마르고 푸석푸석해지고 맛과 향이 사라지는데 시간이 지나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냉동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냉장고 온도대에서는 빵의 전분이 가장 많이 변질되어 맛이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빵 냉동 보관 방법
당일에 다 먹지 못한 빵은 가급적 빨리 냉동 보관한다. 식빵의 경우, 가급적이면 한 장씩 랩이나 호일에 싸서 냉동한다. 냉동실 냄새가 신경 쓰인다면 보관용 봉투에 넣어 공기를 빼고 냉동하면 된다. 슬라이스하지 않은 빵은 원하는 두께로 잘라 보관하고 바게트의 경우는 한 번에 다 먹을 수 있는 크기로 잘라 냉동한다. 이것이 요령이다.
이렇게 해서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다시 데우면 갓 구운 것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 진다고 한다. 냉동빵은 1개월 정도 보관이 가능하지만, 더 맛있게 먹으려면 2주 정도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지금까지 일본여행을 하면서 방문한 빵집 중 가장 작은 것 같다. 아마 이보다 더 작은 빵집은 없을 듯 하다. 이 동네 누가 여행갈까 싶긴 하지만 신지호에 간다면 한 번 방문해 보길. 잘먹고 갑니다. メルシ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