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바다와 가까운 역은 다들 알다시피 정동진역이다. 그럼 일본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은 어디일까? 바로 에히메현에 위치한 시모나다역(下灘駅)이다.
지난해 많은 커뮤니티에서 여고생이 찍은 일본 감성이라는 제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돼 실제 모습은 어떨까 궁금해서 다녀 왔다.
👉작가의 인스타그램
시모나다역 가는 방법
2023년 1월 현재 인천 – 마쓰야마 노선이 운행 중지라 다카마쓰 공항(에어서울)을 이용해야 한다.
다카마쓰 공항에서 다카마쓰역까지 리무진을 타고 이동한 후 다카마쓰 역에서 요산선 특급 마쓰야마행을 타고 마쓰야마역까지 이동.
마쓰야마역에서 요산선을 타고 시모나다역까지 가야 된다.
글로는 짧지만 오전 10시 30분 인천에서 출발해 시모나다역까지 숨도 안쉬고 이동하면 오후 4시 35분 정도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긴 여정이다.
마쓰야마 노선이 재개되면 약 40분 정도면 갈 수 있으니 현재는 비용이나 시간을 생각하면 굳이 추천 않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락가락 비가 내린다. 먹구름을 쫓아 가는 열차가 야속하기까지 했다.
다음 날 가면 되지 않나 다음 열차를 타면 되지 않나 싶겠지만 정해진 여행 일정이 있어 변경할 수도 없고 이 다음 열차를 타고 가면 이미 해가 지고 난 뒤라 생각했던 시모나다역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래서 날씨가 좋아지길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오랜만에 하는 일본 여행인데 제발 좀 도와줘라.
시모나다역으로 가는 길
차창 밖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잠깐이나 무료함을 달래기 좋지 이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선 뭔가 해야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고작 할 수 있는 거라곤 정차하는 역에서 사진이나 찍고 사람 구경하는 일 밖엔 없다. 한 량짜리 열차에 사람이 타면 얼마나 타겠는가 이 것도 금방 실증이 났다.
시모나다역
인천을 출발해 약 6시간만에 도착 했다. 집에서 나온 시간까지 계산하면 10시간 만에 도착한 것이다.
다행히 내리던 비도 멈췄고 기대했던만큼 소박하고 예쁜 모습이었다.
이 작은 무인역에는 나와 같은 생각으로 찾은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그 모습을 따라 약속이나 한듯 줄을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자 이쯤에서 시모나다역의 맨살(?)을 한 번 보도록 하자.
역에 내리면 바로 보이는 모습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은 화단을 중심으로 오른쪽에서 찍는다. 그리고 역무원은 없지만 역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있다.
사진 속 가운데 있는 아주머니와 왼쪽에 빼꼼 보이는 남자다. 아주머니는 인원 통제를 하고 남자분은 사진을 찍어 준다. 그냥 동네 사람들 같다.
그리고 플랫폼 끝까지 가지도 못한다. 들어가지 마시오는 맨 끝에 써있지만 근처로 가려고 하면 바로 제재를 한다.
그리고 역 왼쪽에는 코스모스가 피어 있는 작은 밭이 있는데 열차와 함께 걸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시모나다역 내부
밖에서 사진 찍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안은 상대적으로 한가 하다. 안에는 시모나다역의 역사를 모은 사진들과 방명록, 시모나다역 타임 테이블 등이 있다.
역 안에서는 2000년 청춘18티켓 포스터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사람이 자주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다.
시모나다역 외부
역사 밖은 에어스트림 안에 작은 카페인 시모나다 카페 하나와 주차장 외엔 없다. 해가 지면 문을 닫는 것 같다.
이요나다 모노가타리
시모나다역이 갑자기 분주해 시간이 있는데 바로 이요나다 모노가타리(伊予灘ものがたり) 관광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오는 순간이다.
열차에 탄 사람은 내려서 시모나다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시모나다역에 있던 사람들은 열차를 찍는다. 그리고 난 그들을 찍는다. 참 재밌는 풍경이다.
열차가 멈췄다 출발할 때가 되면 마을 사람들이 나와 손을 흔들어 준다. 물론 열차에 타고 있는 사람도 같이 손을 흔든다. 일본 소도시를 여행하면 가끔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풍경이다.
마쓰야마로 돌아가는 열차가 오기까지 약 1시간 10분 정도 시모나다역에 머물 수 있다. 그 동안 충분히 사진을 찍으면 된다. 매 시간 차가 있는 게 아니라 열차를 놓치게 되면 2시간 정도 역에서 기다려야 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그 곳
시모나다역을 검색하면 바다로 나 있는 기차 선로가 함께 검색 되는데 이 곳 아니다. 나도 그 사진이 찍고 싶어서 왔는데 여행을 마치고 찾게 됐다.
거긴 시모나다역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1km 정도 걸어야 볼 수 있다.
Shimonada Sports Park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마 마츠야마 노선이 재개되면 다시 한 번 찾아가지 않을까 싶다.
일본 소도시 여행은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언제나 즐거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