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코노미야키 원조
오코노미야키(お好み焼き)하면 오사카부터 떠오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히로시마도 오코노미야키로 유명하다. 어디가 원조라고 정하기는 어렵지만 두 곳 모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건 분명하다. 그리고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를 재해석한 미쓰하마야키(三津浜焼き)도 있다. 조금 긴 마쓰야마 여행에서 특별한 맛을 찾기 위해 미쓰하마에 다녀 왔다.
마쓰야마에서 미쓰하마역까지
JR마쓰야마역에서 요산선을 타고 10분이면 미쓰하마역에 도착한다. 요금은 210엔. 마쓰야마에서 접근성도 좋은데 관광객들은 사실 많이 찾지 않는 동네다. 볼 게 없는 것도 한 몫하긴 하지만. 위에 미쓰하마역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까지 가 본 수많은 JR역 중 가장 초라한 것 같다.
미쓰하마야키
미쓰하마에서 골목마다 어렵지 않게 미쓰하마야키 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두 곳을 꼽자면 미쓰역 근처 히노데와 항구 근처 미요시가 있다. 히노데는 사진 찍지 말라는 사인이 문 앞에 붙어 있어 미요시로 향했다.
미요시
낡고 오래된 겉모습. 우리나라에 이런 식당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일본에서는 쉽지 않다. 특히 문 밖으로 맛있는 냄새라도 세어 나오면 더욱 그렇다.
실내는 작다. 철판앞에서 서너명이 앉을 수 있고 테이블은 두명이 앉으면 꽉 찬다.
메뉴
메뉴는 단출하다. 미쓰하마야키 보통이나 곱빼기, 안에 들어가는 면(소바, 우동)만 고르면 된다.
마실건 생맥주와 콜라, 라무네가 전부다.
미쓰하마야키 만드는 과정
일부러 만드는 모습을 보려고 철판 앞에 앉았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맛있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니 이마저도 즐거웠다.
반죽을 크레이프 모양으로 얇게 철판에 깔고 구워 준다.
철판 위에 면을 올리고 치쿠와(竹輪), 양배추, 오징어 등을 얹고 굽듯이 볶는다.
그리고 면을 양념을 한 뒤 철판에 또 한 번 볶는다.
반죽 위에 잘 볶은 면을 올리고 양배추와 고기를 올리고 재료가 익을 땍까지 기다린다. 히로시마풍 오코노미야키가 다른점이 바로 이거다. 히로시마 오코노미야키는 양배추 등의 재료가 아래, 양념되지 않은 면이 그 위에 올라가는 반면 미쓰하마야키는 양념된 면 위에 재료를 얹는다. 그리고 돼지고기가 아닌 소고기를 사용하는 점도 히로시마와 다르다.
반대쪽 면은 계란을 넓게 펴서 덮어주고 그 위에 또 한번 소스를 발라주며 굽는다. 오사카풍 오코노미야키와 비교하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곳을 왔었는지 철판만 봐도 알 수 있다. 미쓰하마야키를 내 준 자리는 하도 긁어서 벗겨져 있다.
사실 한국사람 입 맛엔 조금 짤 수 있다. 짠맛은 마요네즈로 중화 시키자.
오사카 유명한 오코노미야키 가게 가격과 비교하면 맛도 뒤지지 않고 가격은 절반 이상 저렴하다. 마쓰야마 여행에서 일부러 찾아가 볼 만한 곳이다.
후식
100엔으로 뭐 살게 있나 싶지만 미쓰하마에서는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고 타이야키(붕어빵)도 먹을 수 있다. 후식으로도 참 좋다.
미쓰하마에서 마쓰야마까지
시골 마을이다 보니 열차 배차 시간이 길다. 요산선의 경우는 더 그 길다. 그래서 미쓰역에서 이요선을 타고 오테마치역까지 가는 게 좋다. 요금은 300엔.
마쓰야마는 은근 근교에 가볼 곳들이 많은 것 같다. 바다 옆 작은 무인역 시모나다역, 스즈메의 문단속 배경이 됐던 이요 오즈, 자전거로 바다를 건널 수 있는 이마바리까지. 참 매력적인 소도시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