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여행 4일차
어제 대충 봤던 나가토 유모토 온천을 조금 더 자세히 보고 야마구치로 이동하는 날. 여느 온천마을이 다 그렇겠지만 이 곳은 나가사키 운젠만큼 따분했다. 그 흔한 편의점도 하나 없고 식당이나 카페도 몇 곳 없다. 대부분 숙소에서 조석식을 해결해 그런 듯 하다. 그리 크지 않다보니 넉넉히 30분이면 전부 볼 수 있다.
야마구치 버스 패스를 이용해 올수도 있지만 버스를 3번이나 갈아타야 되니 누가 올까 싶기도 하다. 열차를 이용해 올 수도 있지만 내가 방문한 2023년 10월에는 운행하고 있지 않아 이 곳까지 오려면 버스나 자차를 이용해야 한다. 난 자차로 여행해 버스패스에 딱히 관심은 없었지만 가격이 저렴해 색다른 일본 소도시를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나가토 유모토 온천은 야마구치현 내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으로 후카와 강 옆으로 크고 작은 온천이 즐비해 있다. 2020년 봄에 리뉴얼을 통해 강 옆에 테라스도 만들어 두었고 테마 산책길도 조성해 둬 가볍게 걷기도 좋다.
이 곳에서도 금자씨의 모자이크 벽화를 볼 수 있다. 나가토에서 가장 유명한 위인으로 여겨지는 것 같다. 하기에서 나가토 유모토 온천까지 야마구치 여행 3일차
나가토 유모토 온천에서 뭘 먹어야 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낮에는 카페 온토쇼쿠에서 멍때리고 배가 고프면 기왓장 소바 먹고 초저녁에는 야키토리 전문점 사쿠라 식당 정도 가면 된다. 난 늦어서 야키토리는 못먹고 왔다.
아키요시다이
내 차를 가지고 직접오니 대중교통이었으면 놓치고 말았을 풍경을 전부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아키요시다이는 꽤 인상적이었다. 오래전 기타큐슈 히라오다이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거기보다 석회암이 덜 노출되어 있지만 규모는 훨씬 크다. 그리고 카르스트 로드라고해서 아키요시다이를 관통하는 도로가 있는데 야마구치 자차여행의 필수 코스처럼 여겨진다.
트래킹 코스로도 유명하고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도 마련되어 있어 조금 더 가깝게 아키요시다이를 만끽할 수 있다. 전망대와 함께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곳은 바로 위 사진에 있는 곳이다. 무료 주차장, 화장실도 있고 세그웨이를 타고 관람을 할 수도 있다. 구글지도에서 보기
아키요시다이 지오 파크 센터에 있는 전망대에서도 멋진 풍겨이 펼쳐진다. 이 곳도 산책길을 조성해 두었으며 카페가 있어 잠시 쉬기도 좋다. 두 곳 모두 놓칠 수 없으니 아키요시다이에 간다면 반드시 가보길. 구글지도에서 보기
아키요시 동굴
동굴과 배는 개인적으로 여행에서 가장 별로라 건너뛰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사진에 반해 한 번 다녀왔다. 아키요시 동굴은 동양 최대 규모의 종유동굴로 찢어진듯 한 입구가 인상적인 곳. 사실 이 것만 보고 돌아가도 되는데 이 걸 보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예전에는 여권을 보여주면 할인도 해줬는데 현재는 없어졌다. 입장료가 무려 1,300엔이다.
산책로로 잘 조성되어 있고 여기저기 조명도 많이 설치해 둬 사실 자연동굴 느낌은 별로 안든다. 그냥 세트장에 들어온 느낌? 처음엔 시원하네 하지만 동굴 안쪽까지 다녀오면 습해서 땀이 난다. 그래서 동굴 입구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즐비해 있다. 대단히 특별한 건 없지만 한 번쯤 구경삼아 가볼만하다.
벳푸 벤텐 연못
오이타의 벳푸와 같은 한자를 쓰지만 전혀 다른 곳이다. 이 곳은 기대가 없어서 그랬나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무료다.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이 연못은 지하수가 흘러 석회암이 녹아 발생한 칼슘침전물이 수중에 떠 있어 파란색을 띈다고 한다. 얕아 보이지만 수심이 무려 4미터나 된다.
바로 옆에 송어 양식장이 있어 송어잡이 체험도 할 수 있고 송어 식당도 있어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추천하는 야마구치 여행 코스다. 그리고 입구에서 무료로 물을 마실 수 있게 마련해 두었는데 수명이 늘어난다고 해 많은 사람들이 말통을 가져와 받아가기도 한다. 별 맛은 없지만 오래 산다고 하니 500ml 페트병에 가득 담았다. 그리고 이 곳을 뒤로하고 야마구치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다 온천으로 출발했다. 생각보다 볼 게 없는 것 같은데 은근 가볼 곳이 많은 야마구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