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여행 5일차 우베와 호후는 정말 볼 게 없구나

야마구치 여행

야마구치 여행 5일차. 야마구치시를 벗어나 우베시와 호후시를 다녀왔다. 우베는 예전에 에어서울이 다니던 곳이었는데 현재는 운항이 중단된 상태라 이 곳을 가려면 기타큐슈 공항을 이용하는 편이 가장 빠르다. 사실 볼 거도 딱히 없어 왜 운항이 중단 됐는지 알 수 있을 듯 하다. 자차여행이라 일부러 갔지 그게 아니었다면 아마 안갔을 듯 하다. 정말 이 동네에는 볼게 없다.

야마구치 여행 4일차 자연의 신기한 모습 아키요시다이, 벤텐연못, 아키요시 동굴

토키와 공원

우베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곳이 바로 토키와 공원이다. 얼마나 볼 게 없으면 공원이 메인인 도시다. 이 공원은 30만평이 넘는 부지에 동물원, 식물원 등이 있다. 공원을 한 바퀴 다도는 건 미친 짓이고 대부분 룽기누스의 창이 있는 근처만 둘러본다. 워낙 넓은 크기의 공원이라 주차장도 여러 곳이 있는데 가장 접근성 좋고 저렴한 주차장은 중앙 주차장이다. 이 곳에 주차를 하고 이동 하는 게 좋다. 누가 차를 가져갈까 싶지만 나의 여행기록이라 남겨 둔다. 구글지도에서 보기


공원 전체에 설치미술이 100개 넘게 있는데 대부분 룽기누스의 창 근처에 몰려 있다. 개코 원숭이를 흉내내는 유세윤이 연상되는 작품.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는 뭐야 이게 하는 정도의 작품들이 있다.


토키와 공원은 물론 우베를 상징하는 조각상 개미성(빨간 작품) 특별한 건 잘 모르겠다. 이 작품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안에 2~30개는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면 된다. 솔직히 말하면 다 볼 필요도 없고 이 거랑 룽기누스의 창만 보면 된다.

우베신카와역

이 동네는 에반게리온 작가의 고향으로 유명해 애니메이션 배경으로도 자주 등장했다. 쿠마몽을 보면 잘 만든 캐릭터 하나로 도시 전체를 먹야 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에반게리온은 너무 매니악해서 그런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갈 곳이 없어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포스터에 등장했던 곳을 일부러 찾아갔다. 역 바로 옆이라 찾기도 어렵지 않다. 이런 곳에 오면 그래도 성지순례 온사람이 한 둘은 있을 것 같았는데 아무도 없다. 도대체 우베에 사람 많은 곳은 어딜까? 도로에도 차가 잘 다니지 않는다. 이렇게 을씨년스러운 동네는 처음인 듯 하다.

산페이

역 근처에 꽤 많은 식당이 있었는데 점심시간인데도 대부분 문이 닫혀 있었다. 그래서 고를 것도 없이 산페이라는 라멘 전문점을 찾았다. 타베로그에서도 꽤 평점이 좋고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기본 이상은 하는 듯 했다.

차슈멘 820엔


이 곳의 대표메뉴는 차슈멘. 오오모리로 주문했다. 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차슈로 덮혀 있다. 꼬릿한 냄새 때문에 괜히 양 많은 걸 주문했나 싶었지만 맛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후한 점수는 줄 수 없지만 그래도 한 끼 떼우기엔 적당했다. 최근에 먹은 라멘 중에선 구마모토에서 먹은 아카구미 라멘이 최고인 듯 하다.

구마모토 라멘 3대장 전부 다녀온 솔직한 후기. 한 곳은 여기로 바꾸자.


우베에 꽤나 실망을 하고 루리코지 오층탑을 보러 왔으나 공사중. 2026년에 끝난다고 하니 일부러 찾아가진 말자.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계획에 없던 호후시로 방향을 돌렸다.

호후텐만구

교토 기타노텐만구, 후쿠오카 다자이후 텐만구와 함께 일본 3대 텐만구 중 하나다. 이 곳이 가장 먼저 지어졌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다른 두 곳이다. 교토나 후코오카는 관광지다 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지만 이 곳은 고즈넉하다. 유명해도 특색이 없거나 위치가 좋지 않으면 안가는 것 같다.


다자이후 텐만구에 있는 소는 너무 만져서 색이 다 벗겨졌는데 여긴 덜하다. 이 것만 봐도 방문하는 사람 수 차이를 알 수 있을 듯 하다.


입구로 이어지는 풍경도 소박하니 좋다. 규모도 작아 1~20분이면 볼 수 있다. 일부러 이 곳을 찾아 갈 필요는 없고 야마구치 여행에서 너무 할 게 없다 싶을 때 가보자. 물론 대중교통보단 자차나 렌터카가 있다면 말이다. 그게 아니라면 안가도 된다.


저녁은 유다온센에 있는 유케무리요코쵸에 왔는데 불은 켜져 있는데 사람은 하나도 없어 돌아왔다. 최근 일본 소도시를 가보니 이런 식으로 여러 가게가 모여 실내 포장마차처럼 운영하는 곳이 많고 활기찬 분위기던데 여긴 전혀 들어가고 싶지 않게 생겼다.


그래서 호텔 뒤에 있는 로노야 유다에 가서 햄버거 스테이크로 떼웠다. 이 곳도 지금 검색해 보니 임시 휴업중이다. 참 이동네는 먹을 것도 없고 쉬는 곳도 많고 정말 별로인 것 같다. 야마구치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관광명소보다 먹을 계획부터 세워야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