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노이 근교 여행 목쩌우(Mộc Châu)
베트남 북부 여행의 진가는 하노이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푸른 바다가 반겨주는 하롱베이도 좋지만, 선라(Sơn La)와 옌바이(Yên Bái)가 품은 내륙 지역이야말로 가장 ‘베트남스러운’ 날것의 매력을 간직한 곳이다.
특히 생동감 넘치는 초여름, 하노이 근교에서 최고의 목적지를 찾고 있다면 단연 목쩌우(Mộc Châu)를 추천한다.
봄날을 하얗게 수놓았던 자두꽃이 지고 나면, 초여름의 목쩌우는 탐스러운 자두 열매로 가득 차오른다. ‘자두밭’이라는 말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온 산을 뒤덮은 압도적인 스케일의 자두 능선은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가는 방법
하노이에서 약 190km 떨어진 목쩌우로 가는 방법은 개인 차량, 리무진, 슬리핑버스까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개인 차량은 다른 수단에 비해 30분 정도 시간을 아낄 수 있지만, 7인승 SUV라 좌석이 다소 불편하고 비용 부담(40만동)이 큰 편이다. 9
인승 리무진도 안락한 선택지이지만, 이번 여행에서는 4~5시간이라는 긴 이동 시간을 고려해 누워서 갈 수 있는 슬리핑버스를 선택했다. 조금 더 편하게 이동하고 싶다는 여자친구의 바람도 한몫했다.
갈 때는 3열, 올 때는 2열 버스를 이용했는데, 긴 이동 시간 동안 편히 누워 갈 수 있어 탁월한 선택이었다. 심지어 가격까지 가장 저렴하니 강력히 추천한다.
예약은 늘 애용하는 Vexere 앱을 통해 간편하게 진행했으며, 비용은 갈 때 1인당 35만 동, 올 때는 28만 동이 들었다.

숙소 어디로 정할까?
이번 여행에서 픽한 곳은 신축 숙소인 ‘Bazan Home Mộc Châu’였다. 탁 트인 아름다운 풍경에 이끌려 예약했는데,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2박에 단 5만 원이라는 믿기지 않는 가격에 다녀왔다. 깔끔한 시설과 아름다운 전망을 모두 챙길 수 있어 가성비와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킨 곳이다.
목쩌우는 대형 호텔보다 현지의 정취를 깊이 느낄 수 있는 홈스테이 중심의 숙소가 많다. 배낭여행객을 위한 저렴한 도미토리부터, 일본의 비즈니스 호텔 비수기 요금 정도로 프라이빗하게 머물 수 있는 개인실까지 선택의 폭도 넓은 편이다.
보통 큰 대로변에서 마을 안쪽으로 1km 정도 들어선 곳에 위치하는데, ‘자두(Mận)밭과의 거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면 실패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자두 밭 얼마나 크길래?
목쩌우의 자두밭은 깊은 산 속에 숨어 있다. 대로변에서 오토바이로 1~2km는 족히 올라가야 한다. 구글 지도상으로는 고작 200~300m 정도로 가깝게 표시되지만, 실제 현장은 전혀 다르다. 경사도가 무려 30~50도에 달하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토바이로 치고 올라가야 한다. 아래 영상 참고
차량 진입은 아예 불가능하고, 워낙 험난하고 가파른 탓에 현지 사정에 능숙한 베테랑이 아니라면 일반 베트남 사람들조차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길이다.
그렇다면 이 험한 자두밭까지 어떻게 가야 할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머무는 홈스테이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대로변에 있는 아무 가게나 들어가 문의하면 된다.
나 같은 경우는 길가에서 코코넛을 까고 있던 부부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자두밭에 갈 수 있었다. 현지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재미이기도 하다. 내려올땐 전화하면 데리러 온다.


베트남 자두는 어떤 맛일까?
목쩌우에서 만난 베트남 자두는 우리나라 자두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다. 껍질뿐만 아니라 속살까지 온통 새빨간 빛을 띠며, 단맛보다는 침샘을 자극하는 새콤한 맛이 강렬한 편이다.
자두 표면에 하얗게 묻어있는 가루를 보고 처음엔 농약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신선한 자두에서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천연 과분’이라고 한다.

여자친구는 나무에서 갓 따낸 자두를 옷에 슥슥 닦아 그 자리에서 베어 물며 자두밭을 누볐다. 이곳에서는 탐스럽게 열린 자두 중 원하는 것만 쏙쏙 골라 바구니에 직접 담아 갈 수도 있고, 미리 수확해 둔 것을 편하게 살 수도 있다.
가격은 1kg에 고작 2만 동으로 믿기지 않을 만큼 저렴하다. 평소 새콤한 과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온종일 머물러도 모자랄 천국 같은 곳이다. 여자친구는 친구, 직장 동료들한테 나눠준다고 7kg을 하노이까지 들고 왔다. 물론 내가 들고 왔다.

늘 가던 뻔한 하노이 근교 여행지에서 벗어나 색다르고 특별한 경험을 꿈꾼다면, 이번 초여름에는 목쩌우 여행을 강력히 추천한다.
사실 목쩌우는 거대한 자두산뿐만 아니라, 서늘한 고원 기후 덕분에 낙농업이 굉장히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베트남 남부에 고원 도시 ‘달랏’이 있다면, 북부에는 그와 쌍벽을 이루는 ‘목쩌우’가 있는 셈이다. 덕분에 이곳에서는 신선하고 풍미 가득한 소고기와 진한 유제품까지 함께 맛보는 미식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오감이 즐거운 목쩌우로 진짜 베트남 북부의 매력을 만나러 떠나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