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펜슬 제주 여행을 조금 즐겁게 만들어 준 곳. 오랜만에 1박2일 짧게 제주도에 다녀 왔다. 일정을 조금 길게 할 수도 있었지만 예전만큼 매력을 느낄 수 없어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제주 휘닉스 섭지코지를 방문하는 것 말고는 딱히 일정이 없어 예전에 좋아했던 조천부터 세화까지 이어지는 길을 달렸다.
오랜만에 찾은 제주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이 변해 있었다. 소박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바다 앞에는 마을 안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카페가 생겼고 불편해도 이해됐던 비포장 도로는 평평한 아스팔트 길로 변했고 제주도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은 공항에서 한 시간 이상을 벗어나야 들었다.
일부러 1차선 좁은 길을 선택했더니 대로변 눈에 띄는 상점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그 중 조천쯤 와서 가장 눈에 띈 피터펜슬.
말장난 치는 상호도 마음에 들었고 가게를 비추는 따뜻한 오후 햇살 때문에 더욱 빛나 보여 일부러 차를 돌려 향했다.
누가봐도 연필가게라는 걸 알 수 있게 가게 앞 입간판도 문을 여는 방향을 안내해주는 사인도 연필로 되어 있었다. 이런 센스는 괜히 입가게 미소를 짓게 만드는 것 같다.
가게 안은 천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걷어내고 새로 인테리어를 한 것 같았다. 세련 돼 보이면서도 소박한 주인의 감각을 엿볼수 있는 것 같다.
인터넷에서 사면 더 쌀게 분명 하지만 이런 곳에 오면 하나쯤 사줘야 하는 게 예의. 지역발전을 위해 이런 소비는 좋다고 생각해 이런 곳에 오면 뭐라도 하나 사는 편이다. 그래서 필요 없는데 사고 싶은 필통을 하나 샀다.
상점에 기능도 하고 있지만 화실의 기능도 하고 있다. 수다 떨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의 수업 분위기라 역시 제주는 제주구나 싶었다.
딱히 오랜 시간을 보낸 건 아니지만 걸음을 돌릴 정도로 우연히 찾은 연필가게는 목적 없는 제주 여행의 작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신북로 249
근처 조금 재미없는 동네 동복리에 런던 베이글 제주점이 생긴다. 이제 곧 사람들로 북적북적 하겠구나. 이래서 제주도 가는 게 점점 재미없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