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온마투옷
이번 베트남 여행은 기존에 가봤던 도시 말고 새로운 곳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정한 코스가 달랏 – 부온마투옷 – 나트랑 순이다. 달랏에서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오전 일찍 슬리핑 버스를 타고 달랏 근교 부온마투옷으로 넘어 왔다.
간단히 부온마투옷에 대해 설명하면 베트남 중부 고산지대에 위치한 도시로 달랏과 함께 닥락성을 대표하는 곳이다. 그리고 베트남 커피 생산지 중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으며 쭝웬 레전드 커피의 고향이라고도 불린다.
부온마투옷 공항도 있지만 달랏에서 가는 건 없고 하노이나 호치민 등 대도시에서 오는 건 있다. 그래서 이 곳을 오려면 달랏이나 나트랑 등에서 슬리핑 버스를 이용해 와야 한다.
베트남은 많이 와봤지만 장시간 이동해야 하는 슬리핑 버스는 처음이라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맨날 가던 곳만 가는 것 보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게 더 의미가 있어보여 한 번 가보지 뭐 하는 마음으로 결정했다.

드레이 누르 폭포
이번 베트남 여행에서 부온마투옷 일정을 넣은 이유는 바로 드레이 누르 폭포(Thác Đray Nur) 때문이었다. 부온마투옷 시내 중심에서 약 25km 떨어진 곳에서 있는 이 폭포는 광활하고 웅장한 모습이 상당히 멋있어 보였다.
이 폭포는 부온마투옷의 자랑이라고도 불리며 낮과 밤 모두 흐르는 폭포 소리가 거대한 숲을 가득 매운다. 현지인들은 나들이나 캠핑을 하기 위해 찾기도 한다.
폭포에 얽힌 전설
신비스러운 모습을 한 만큼 전설도 두 개나 있다. 첫 번째 전설은 다딴라 폭포의 전설과 비슷하다. 두 마을에 서로 깊이 사랑하는 젊은 연인이 살았다. 하지만 두 마을 사이에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갈등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했지만 마을 사람들의 동정을 얻지 못하고, 두 마을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지 못한 채, 어느 달밤에 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하기 위해 강으로 뛰어들었다.
마을 사람들의 이기심으로 인해 젊은 연인이 잘못된 결정을 내린데 격노한 하늘이 폭풍을 일으키고 물이 불어나 강이 두 갈래로 갈라져 두 씨족의 길이 갈라졌다고 한다.
이 곳에 가면 드레이 폭포와 조금 떨어진 곳에 드라이 삽 폭포도 있으며 각각 여자 폭포, 남자 폭포라 부른다고 한다.
또 다른 전설은 폭포 뒤에 있는 동굴에서 유래 되었는다. 이곳은 물의 왕이 사는 곳이라고 전해지는데 그 나라의 왕에게는 누르라는 아들이 있었는데, 그는 매우 잘생긴 왕자로 여행과 관광을 좋아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는 그 곳에 있는 왕의 딸인 두 공주를 만났다. 두 공주는 매우 예뻤지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생활이 가난해졌고 카사바를 캐서 먹어야 했다.
그는 두 소녀의 고생을 불쌍히 여겨 그녀를 데리고 집까지 가서 마법을 사용하여 집 안의 쌀항아리를 가득 채우고 그녀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얼마 후, 그는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물의 궁전으로 돌아가 아버지를 만나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남편이 떠나면 오랜 시간이 지나고, 심지어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를 붙잡아두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했다고 한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자 그는 황금 두더지로 변신한 뒤 물의 장막을 넘어 동굴로 들어가 아버지를 찾아갔다. 아내는 밖에서 계속 기다렸지만 누르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 이후로 지역 주민들은 이 폭포를 황금 두더지 폭포라는 뜻의 드라이 누르라고 불렀다. 두번째 전설은 망부석이 된 이야기와 비슷하기도 하다.
어디를 가던 전설은 항상 사랑과 연관이 있는 듯 하다.

비싼 관광 비용
부온마투옷에서 꼭 가봐야 하는 3곳을 꼽으라면 더 월드 커피 뮤지엄과 일명 코끼리 바위라 불리는 누이 다 보이 메(Núi Đá Voi Mẹ), 그리고 이 곳 드레이 누르 폭포다.
일정이 길면 더 많은 곳을 찾아 다녔겠지만 난 부온마투옷 일정을 2박 3일로 정해 여러 곳을 갈 순 없었다. 호텔 체크인을 할 때도 한국인이 여긴 왜 왔나 싶은 눈치인 걸 보니 2박 3일이면 충분한 것 같다.
폭포를 가려고 오는 길에 투어를 할까 싶어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찾아 메세지를 보내니 답장이 안와 어떻게 하나 고민 하다가 호텔 주인에게 물어보니 자기 아들이 가능하다고 해서 은쾌히 수락을 했다.
그런데 아뿔싸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다. 호텔에서 폭포, 폭포에서 코끼리 바위, 코끼리 바위에서 호텔까지 오는 비용이 150만동이라고 한다. 10만원을 넘게 주고 할 건 아닌 것 같아 코끼리 바위를 빼고 폭포만 70만동에 다녀왔다.
오토바이를 빌려 직접 가는 방법도 생각해 봤지만 무면허로 타고 싶지도 않고 초행길이고 재수 없으면 공안에게 잡힐 수도 있고 위 사진처럼 흙먼지를 마시며 한참을 달려야 한다. 비용은 한참 줄어 들었겠지만 나이가 조금 들었는가 이제는이런 모험 보다는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다.

입장료
드레이 누르 폭포 입장료는 성인 5만동, 6~12세는 3만동, 6세 미만은 무료다. 음식 반입도 가능하며 어떻게 가격을 책정 하는지 모르겠지만 별도로 5~20만동까지 받는다.

사진에서 봤던 모습을 기대하며 티켓을 내고 안으로 입장

쭝웬 레전드 커피의 고향답게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팔고 있다.

캠핑을 할 수 있게 데크도 있다. 고산지대라 그런지 달랏도 그렇고 부온마투옷도 그렇고 캠핑장이 많았다.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베트남 여행을 위해 달랏을 조금스럽게 추천해 본다.

입구에서 한 2분 걸으니 폭포 소리가 엄청 가까이 들린다. 그리고 물 가까이에는 뗏기간을 맞이해 나들이 나온 베트남 사람들로 가득했다.

일부러 찾아가도 후회 없을 풍경
드레이 누르 폭포를 영접하는 순간. 다딴라 폭포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웅장하고 멋졌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건기라 그런가 물이 끄트머리에만 있었다.

데크 길을 따라가면 폭포 옆까지 갈 수 있다고 호텔 주인 아들이 안내를 해준다. 영어를 전혀 못하지만 ‘👉🏻’ 손짓 하나로 알 수 있었다.

베트남 여행을 다니면서 느끼는 거지만 왜 동남아 수준, 동남아 수준 그러는지 이런 관광지를 가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서 있는 곳이 흡연구역이다 생각해서 그런가 아무데서나 담배피는 사람도 정말 많다. 호텔 주인 아들놈도 그런 부류 중 하나였다.

주상절리대는 여행을 다니며 많이 봤지만 이 곳처럼 중구난방으로 괴기스러운 모습은 처음이었다.

똥물이지만 사진빨이 잘받아 그런가 이 곳을 배경을 사진을 찍는 젊은 베트남 사람들도 많았다.

개중에는 이런 사람도 있었다.

호텔 주인 아들이 말한 폭포 뒤가 이 곳이었다. 똥물 바로 뒤에 있다. 드레이 누르 폭포에 오면 필수적으로 인증을 남겨야 하는 곳.

날씨가 조금 더웠지만 걷기 힘든 정도는 아니라 폭포 건너편까지 갔다. 이 다리를 건너 길을 계속 따라 걸으면 앞서 소개한 전설 속에 나오는 드레이 삽 폭포까지 갈 수 있다. 그 폭포를 가려면 다리를 하나 더 건너야 하는데 거기서 8만동을 또 내야 된다.

다리 밑에서 사랑을 속사이는 연인


다리 위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방파제를 만들어 둬 이쪽에서는 물놀이도 할 수 있게 해뒀다. 저 위로 걸어갈수도 있다. 저쪽으로 가볼까 싶기도 했지만 괜히 빠지면 신발만 버리니 금세 포기했다.

다리를 건너 폭포 건너편으로 오면 이런 모습이다. 폭포 가까이에서 찍는 사진보다 이 곳에서 찍는 게 훨씬 멋지다. 그래서 이 곳에 온다면 폭포 근처만 보지 말고 꼭 이쪽까지 와서 보고 가길 바란다.

폭포에 정신 팔려 입구 가까이에 이런 멋진 스펑나무가 있는 걸 놓쳤다. 캄보디아 타프롬에서 봤던 것 보다 더 훨씬 멋졌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세상 안찍는 사진도 한 장 찍었다. 달랏 근교 부온마투옷에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싶을까 하지만 베트남의 매력은 바다와 가까운 도시가 아닌 내륙에 있는 도시가 훨씬 멋지고 예쁘다.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들이 많다 보니 공기도 좋고 이게 베트남 맞나 싶을 정도의 풍경이 정말 많다. 달랏이나 나트랑에 간다면 부온마투옷도 일정에 넣어 계획해 보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