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출을 막는 호랑이 우리
얼마전 하노이 한 7층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을 계기로, 베트남 특유의 방범 창살인 호랑이 우리(Chuồng cọp)에 대한 안전이 논란이다.
화재 당시 불길이 치솟은 고층 건물 전체가 금속 창살로 빽빽하게 둘러싸여 있어 거주자들이 자칫 고립될 뻔했으나, 다행히 이웃들이 창살을 부수고 구조에 나서며 큰 참변을 피할 수 있었다.
이웃을 구하기 위해 용감하게 뛰어든 청년들은 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무튼 이를 두고 현지 시민들 사이에서는 “도둑을 막으려다 스스로를 가두는 꼴”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7층 같은 고층까지 비상구 없이 밀폐형 창살을 설치한 것은 화재 시 생존로를 스스로 차단하는 게 아니냐 하는 말도 있다.

우리집 근처는 어떨까?
내가 머무는 이곳의 풍경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4~6층 높이의 나지막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그 건물 꼭대기마다 어김없이 호랑이 우리라 불리는 투박한 방범창들이 씌워져 있다.
도대체 무엇을 지키기 위함일까. 그 높은 곳까지 기어올라 도둑질을 감행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다. 만약 누군가 정말로 그 벽을 타고 올라가 무언가를 훔쳐낸다면, 그 지독한 열정과 수고에 경의를 표하며 기꺼이 물건 하나쯤 쥐여주고 싶을 정도다.

안전을 위해 철거 찬성
베트남의 거리를 채운 좁고 길쭉한 튜브 하우스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새 그 자체로 기묘한 질서를 이룬다.
비록 낡고 바랬을지언정 위로 높게 솟은 그 형태에는 특유의 고풍스러운 멋이 서려 있다. 하지만 그 미학적 완성도를 여지없이 깨뜨리는 것이 바로 건물 상단의 철제 방범창, 이른바 호랑이 우리다.
방범이라는 명목하에 설치된 이 투박한 쇠창살들은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화재 등 비상시 탈출로를 막아 안전까지 위협하곤 한다.
이 정도면 개인의 선택을 넘어 법으로라도 강제 철거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아름다운 건축물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저 무식한 창살들이, 지켜야 할 재산보다 더 소중한 풍경과 안전을 도리어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씁쓸한 생각이 든다.

![[2026년 최신] 일본 베드버그 지도 호텔 예약전 확인하세요 BEDBUGS MAP](https://iliketrip.net/wp-content/uploads/2024/09/스크린샷-2024-09-19-16.33.55-100x70.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