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월은 일본 여행 가는 게 아니지만 조카 웬일로 가고 싶다고 해서 1박 2일 후쿠오카 여행을 다녀왔다. 태풍 5호가 올라와서 그런가 도쿄는 난리라던데 후쿠오카는 여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공항을 오가는 일 외에는 대부분 걸어 다녔다. 그리고 구마모토 여행 이후 두번째로 일본 마츠리를 봤다. 1박 2일 여행에 이런 행운이 있을 줄이야.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는 일본 규슈 후쿠오카시 하카타구에 위치한 구시다 신사를 중심으로 매년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전통 축제이다. 보통 축제 초기에는 축제 때 들게되는 가마를 만드는 일로 보내고 이 가마를 들고 달리는 축제 마지막 날 12시간 전에는 각 팀(?)이 모여 流舁き(나가레가키)라고 질병을 퇴치하고 건강을 기원하는 행사가 열린다. 그리고 축제 당일에는 이 가마를 들고 달리는 경주로 하카타의 새벽을 뜨겁게 달군다.

아무튼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는 장식용 가마인 飾り山笠(카자리야마카사)와 메고 뛰는 가마인 舁き山笠(카키야마카사) 둘로 나뉘고 축제때가 되면 카자리야마카사는 도시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가마를 찾아 다니는 재미도 있다. 홈페이지에서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 안내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에는 무조건 설치되어 있어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된다. 가마 설치 위치 보기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마츠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1241년, 전염병이 퍼졌을 당시 승려가 거리를 돌며 부적을 뿌리고 기도를 올린 데서 시작된 다. 이후 마을 사람들이 신에게 평안을 기원하며 가마를 짊어지고 달리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형태로 발전했으며 무려 77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한 이 축제는 지금까지도 매년 7월 1일부터 15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후쿠오카 여름을 달구다
낮에 나가레가키만 볼까 하다가 1년에 한 번 하는 행사를 1박 2일 후쿠오카 여행에서 볼 일은 적어도 로또 3등 정도는 되는 운이라고 생각해 새벽에 열리는 것까지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축제 시작은 새벽 4시부터지만 12시부터 미리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도 꽤 많았다. 경찰이 갑자기 많아지길래 무슨 큰 사고가 났다 싶었는데 행사 안전을 위해 그런듯 보였다.
또 운좋게도 호텔을 축제가 열리는 곳에서 200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것도 꽤 럭키한 일이었다. 내가 이용한 후쿠오카 호텔은 미쓰이 가든 호텔 후쿠오카 기온. 1박 11만원으로 가격도 적당하고 객실도 넓고 컨디션도 좋고 노천탕까지 모두 만족스러웠다. 1박 가격 보기
아무튼 이런 시간에 후쿠오카를 거리를 걷는 일은 처음인데 후쿠오카 하카타의 거리에는 이미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고 있었다. 직접 그 한가운데에 서 보니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마츠리는 단순한 행사를 넘어 한 도시가 살아 숨 쉬는 방식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왜 일본 마츠리가 대단한지 알 수 있었던 순간.
훈도시와 물벼락, 도시 전체가 뜨거워지는 순간
새벽 3시 반쯤 구시다 신사 앞에서 자리를 잡았고, 이미 그곳은 새벽이라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북적였다. 일본 남자의 수많은 남자의 엉덩이를 보는 게 대욕장에서만 있는 일이라 생각 했는데 새벽부터 수백개의 엉덩이를 보다니… 시각을 포기하고 싶은 수준이다.
아무튼 엉덩이를 다 들어낸 남자들이 거대한 카키야마를 짊어지고 도시 골목을 전력으로 뛰는 모습은 외국인 입장에서는 꽤 충격적이고 신선한 광경이었다. 뭔가 스포츠 경기에 진심인 일본 사람들의 모습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이건 영상으로 보는 게 확실히 이해가 빠르다.

새벽 5시, 시간이 멈추는 질주의 시작
드디어 4시 59분. 신호가 울리는 순간, 기다리던 첫 팀이 출발했다. 그들의 발걸음, 구호와 아직 찬기가 남아 있는 새벽공기를 뜨겁게 달구는 사람들. 찾아보니 이 축제를 위해 1년동안 연습을 한다고 한다. 자신들의 명예와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이 마츠리에 임한다고 하니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는 단순한 퍼레이드처럼 보여도, 이는 오랜 시간 지역 사회가 만들어온 유산이며 세대를 이어가는 의례인 듯 하다.

우연한 만남은 언제나 즐거워
2025년의 여름, 1박 2일 후쿠오카 여행에서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마츠리는 나에게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다. 한여름 새벽, 진정한 일본을 보고 싶다면 하카타 기온 야마카사 마츠리를 꼭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단 한 번의 질주가, 아주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