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다코멧카 극찬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성비는 확실히 좋아

다코멧카

후쿠오카는 맛집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아 뭐가 진짜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마치 네이버 블로그에서 ’제품을 제공 받았지만 솔직한 후기’라는 말도 안되는 광고 글 같은 후기가 넘쳐 난다. 후기 보고 찾아 갔다가 낭패를 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특히 빵집은 일뽕이라도 맞은 것처럼 무한 찬양이다. 그 중 하나가 다코멧카다. 팽스톡과 함께 후쿠오카 빵집 중 꽤 인기 있는 곳으로 아맘다코탄, 다코탄 카페 이렇게 3곳이 자매 브랜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엄청나게 맛있다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가격과 맛 모두 앞선다. 평일에도 30분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곳인데 내가 간 날만 그런 건지 일단 밖에서 대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바로 입장했다.

포근하고 귀여운 분위기

인테리어는 우리나라가 일본을 따라 가는 건 불가능 하겠구나 느낄 정도로 잘 꾸며 두었다. 빵보다 포근하고 귀여운 분위기, 유니품을 갖춰 입고 분주하게 일하는 사람들부터 눈에 들어온다. 가게 오른쪽 구석에는 먹고 갈 수 있게 자리가 마련되어 있으며 숯불구이터를 필두로 개성 넘치는 빵들이 잔뜩 진열되어 있다. 매일 구워지는 빵들은 바삭바삭하고 촉촉하게 수분을 유지한 채로 그날의 반죽 상태를 보고 온도와 증기를 미세하게 조절하여 각각에 맞는 굽는 방법으로 장인들이 정성을 다해 구워내고 있다. 반죽에는 엄선된 국산 밀을 사용하며, 모든 빵을 15시간 이상 장시간 발효시켜 높은 수분 함량으로 다음 날에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게 다코멧카의 설명이다.

빵 가게에서 숯불에 직접 소시지를 구워 핫도그를 팔고 있다. 소세지까지 직접 제조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선한 충격이다. 이름하여 다코메카 도그(529엔). 가격도 저렴하다. 파리바게트 허접한 소시지빵 가격이 3900원이니 빵 마니아라면 여행 핑계 삼아 일부러 찾아가 먹어도 될 정도다.

눈 앞에서 소시지를 굽고 빵을 자르고 아낌없이 재료를 넣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해둔 것 만으로도 정말 만족스럽다. 먹는 사람은 좋지만 일하는 사람은 정말 하루하루가 곤욕일 것 같다.

빵 가게는 자고로 이래야 한다는 것처럼 정말 다양한 빵을 팔고 있어 먹는 재미보다 고르는 재미가 있을 정도다. 홈페이지 소개되어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빵이 준비되어 있고 일부빵은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면 픽업할 수 있게 해두었다. 그리고 가격도 200~600엔 수준으로 저렴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가격이다. 이런 빵집 하나 있으면 매일 들러 한 보따리씩 사오고 싶을 정도다.

구경만 하는데 족히 1~20분은 걸릴 정도. 앞사람의 취향과 비교하며 골라담는 재미도 있다.

아낌없이 때려 넣은 재료는 맛이 없어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다. 반을 갈라 놓은 빵이 다물어 지지 않을 정도니 말이다.

가성비 극강

작년에 다녀온 마쓰야마에서 소금빵 원조 가게를 일부러 찾아간 적이 있다. 그 날 비가 엄청 와 가게 손님으로 온 현지인 부부가 오카이도까지 차로 데려다 주면서 빵 얘기를 잠깐 나눴는데 우리나라 소금빵 가격을 얘기해 주니 특유의 일본 놀라는 ‘에~’를 날려주며 놀라는 게 아닌가. 한국에서 소금빵 하나 먹을 수 있는 가격으로 일본에선 3~4개를 먹을 수 있으니 놀라는 게 당연한 일인 듯 하다.

아무튼 다코멧카도 품질 좋은 빵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 후쿠오카에 간다면 한 번쯤 가볼만한다. 하카타역 근처라 접근성도 좋다. 일본 사람한테 ‘한국와서 빵은 절대로 먹지 마세요’ 라고 여행 조언을 해주고 싶다. 반대로  한국 사람한테 ‘일본 가서 무조건 빵은 한 끼로 떼우세요’ 하고 해주고 싶다. 다른 건 부러운 거 잘 모르겠는데 빵은 진짜 일본이 너무 부럽다. 

그리고 인생을 너무 남발하는 후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갔는데 그 정도는 아니니 큰 기대는 하고 가지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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