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두번이 될까 모처럼 친구들과 강릉 여행을 다녀 왔다. 계획적으로 여행을 다니는 스타일이 아니라 가장 바쁘고 시간 내기 어려운 한 명의 스케쥴을 맞춰 일정을 잡았다.
여행의 목적도 없었고 그냥 고기 구우면서 소주나 한 잔 하자는게 전부라 호텔을 제외하니 강릉 에어비앤비 밖에 없었다.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찾는데 역시 보이는 건 대부분 생숙이다. 요즘은 생활 숙박과 호텔보다 조금 꾸며 놓고 감성 숙소라 하면서 호텔보다 비싸게 받는 곳들이 에어비앤비를 장악했다.
아무튼 여긴 이래서 안되고 저긴 저래서 안되고 잘라 내다보니 결국 이 곳을 선택했다.
예닐다
역시 성수기가 대목이라 그런지 가격이 엄청 올랐다. 1박에 240불 가까이 주고 예약을 했다. 사실 이돈이면 호텔이 100배 낫다.
비수기 가격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무리 성수기라도 이런 바가지는 반갑지 않다. 역시 성수기에는 나가면 돈이다.
외부
단층 단독주택이고 집 전체를 이용하는 강릉 에어비앤비다. 입구에 차 한 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문을 열고 들어오면 보이는 풍경이다. 잔디가 깔려 있고 이런 저런 나무를 나무가 심어져 있고 야외 테이블이 놓여져 있다.
저기서 고기를 구워 먹는다. 고기를 구워 먹으려고 일부러 캠핑 장비를 챙겨 갔는데 호스트가 직접 준비해 주는 것만 허락된다고 한다.
2만원 별도로 발생되며 테이블 옆에 있는 파라솔을 펼쳐주고 숯에 직접 불을 붙여 준다. 그런데 추가로 숯은 주지 않는다. 얼마나 구워 먹을 줄 알고?
안쪽에서 바깥쪽을 바라 본 사진이다. 가슴 정도까지 올라오는 파란 문이 대문이고 그 옆에 있는 건 겨울에 실내에서 먹게 해둔 것 같다. 하얀색 의자는 내 것.
강릉 에어비앤비 예닐다 집 구조를 한 번 보자. 한옥의 분위기를 살린 것 같은데 조금 독특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ㄱ자 형태의 복도를 만들어 두었고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야 방 겸 거실이 나온다.
툇마루가 있던 부분을 실내로 사용하려고 샷시를 설치한 것 같다.
툇마루가 더 예쁘겠지만 관리가 어려우니 이렇게 한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게스트에게는 의미 없는 공간이다.
구석에 아이들 보라고 책도 가져다 둔 것 같은데 여름이나 겨울에 그 공간에서 책을 본다면 춥고 덥고 끔찍하다.
실내
대들보를 살리기 위해 낮은 가벽을 세워 방과 거실을 분리해 두었다. 굳이 따지면 거실겸 주방과 방으로 분리 된다. 구색은 잘 갖춰져 있고 청소 상태도 좋았다. 화장실도 깨끗해 만족스러웠다.
나처럼 잠만 잘 생각으로 간다면 나쁘지 않겠지만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으면 그닥 매력 없는 공간이다.
미닫이 문을 열면 침실이 나오고 퀸사이즈 침대가 하나 있다. 창으로는 마당이 보인다. 공간이 협소해 딱히 잠 잘때 말고는 들어가지 않았다. 침구류는 호텔과 비교할 수준은 당연히 아니고 그냥 집에서 쓰는 평범한 수준이다.
제일 오른쪽 복도 사진이 위에서 말한 책장이다.
바베큐 시간을 미리 말해줘야 호스트가 와서 시간에 맞춰 준비를 해준다. 2만원이 아깝진 않은데 추가로 숯을 더 준비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오랜만에 숯에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기대가 커서 그런가 별 맛 없었다.
강릉 에어비앤비 예닐다에서 약 6km 떨어져 있는 주문진항 수산물 시장에도 다녀 왔다.
오징어가 먹고 싶었는데 가격이 올라 한 마리에 만원이란다.
그래서 선호도 없는 광어나 쥐치, 멍게 몇개 넣고 3만원 주고 사왔다. 역시 별로였다.
총평
위치는 나쁘지 않다. 강릉 유명 카페인 툇마루까지 500미터 떨어져 있고 허난설헌 생가까지도 100미터 떨어져 있고 초당 순두부도 근처에 많다. 먹진 않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바로 허난설헌 생가 근처였다. 소나무 숲 사이로 산책하기 정말 좋다. 세인트존스 호텔 앞에 그 소나무 숲길을 생각하면 된다.
가성비를 따지면 여긴 아니다. 성수기 가격이 올랐어도 호텔이 더 좋다. 3명 이상이면 침대가 하나라 한 명은 바닥에 매트를 깔고 자야한다.
난 강릉에 가고 싶고 호텔은 싫고 단독주택에서 바베큐를 하고 싶다 하면 추천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별로다. 강릉에도 호텔이 워낙 많이 생기고 있어 굳이 강릉 에어비앤비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