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코마치
여러 지역의 료칸을 가봐지만 이렇게 화려한 수식어가 붙은 료칸은 처음이다. 저녁풍경의 여관, 바다의 요람 하기코마치(夕景の宿 海のゆりかご 萩小町). 이게 풀네임이다. 시모노세키에 하기까지 국도를 따라 거슬러 오면서 첫번째 묵게된 숙소로 이 곳에서 2박을 했다. 사진으로는 국도변에 있는 작은 료칸 정도처럼 보이지만 규모가 상당히 크다. 총 48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40개가 오션뷰다.
지도에서 보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녹색으로 되어 있는 부분이 첫번째 사진에 나온 곳이다. 증축에 증축을 계쏙 더해서 그런가 건물 구조가 상당히 독특하다. 워낙 크다보니 온천이나 식사를 하러 가는 길이 상당히 귀찮았다.
1층 로비는 규모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한 계단 내려가면 지하던전처럼 펼쳐진다. 접객도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운전석이 반대라 불편할텐데 발레까지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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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하기코마치 료칸의 객실은 총 6가지가 있으며 반노천탕이 있는 객실도 있고 양실과 화실을 결합한 객실도 있고 일반적인 다다미룸까지 다양하다. 내가 머문 곳은 부두의거리(波止場の町)라는 일반 객실로 10조로 된 다다미 객실이었다. 객실 창 밖으로는 동해가 펼쳐진다.
욕실과 화장실, 세면대가 분리되어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료칸에 오면 씻는 건 대부분 대욕장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크기가 작다. 역시나 2박 하는 동안 이용하지 않았다.
객실 어메니티는 수건, 목욕 수건, 칫솔, 옷 브러쉬, 유카타, 겨울철에는 겉옷(하오리)과 양말 등 다른 료칸과 비슷한데 이 곳만의 특별한 점은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해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부터 DVD도 무료로 대여해 준다. DVD도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기저귀나 유아용 의자도 무료다.
온천
하기코마치 온천은 2개의 노천탕을 보유하고 있으며 눈 앞에 펼쳐진 동해를 바라보며 즐길 수 있다. 하늘과 바다가 펼쳐진 개방적인 경치는 일상에 지친 피로를 풀어주고 사계절 바람을 느끼며 낮에는 아름다운 바다를, 밤에는 하늘의 별 보며 사치스럽게 즐길 수 있다.
암반 목욕을 즐길 수 있는 내탕은 온천물이 아닌 게 조금 아쉽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는 불편함도 있다.
부대시설
하기코마치의 부대시설 중 가장 놀랐던 어마어마한 크기의 놀이방. 아이도 즐거워할만한 료칸이라 해도 될 듯 하다.
야마구치 유명한 기념품도 이 곳에서 대부분 팔고 있어 뭐가 유명한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여성 투숙객을 위한 파우더룸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DVD는 인기있는 영화부터 미드, 아이들이 눈을 떼지 못할 애미메이션까지 갖추고 있으며 무료로 빌려 객실에서 볼 수 있다.
보통 료칸에 있는 안마의자는 유료인 경우가 많은데 여긴 자비롭게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남는 공간이 많아 그런지 보여주고 싶은 건 죄다 전시해 두었다.
작은 라운지에서는 바다를 보며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으며 무료로 제공된다.
식사
조석식은 별도로 마련된 연회장에서 진행된다. 밤에는 몰랐는데 조식 먹을 때 보니 창문 밖이 바로 바다라 풍경이 아주 좋다.
석식은 대단히 맛있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지역 특산물인 복어를 이용한 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어 좋았다. 복어회, 복튀김, 복지리 등. 그 외 핫슨이나 디저트는 평범한 편이었다.
조식도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한 한 상이 나온다. 구운 생선은 비린내가 나서 안먹고 다른 건 전부 맛있게 즐겼다.
야마구치 하기(萩)는 한국사람들에게 알려진 지역도 아니고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는 더욱 힘든 곳이다. 일본 자차여행이나 바이크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적극 추천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이라면 꿈도 꾸지 말라고 하고 싶다. 비교적 가격대도 저렴해 부담없이 예약하기 좋다. 상당히 많은 일본 부부 바이크족이 머물러 조금 놀라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