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 돈코츠 라멘
오랜만에 후쿠오카 여행. 변함없이 첫 끼는 하카타 돈코츠 라멘으로 떼웠다. 이치란 라멘이나 신신라멘 등 유명한 곳들은 대부분 가봐 호텔 근처에 있는 멘야타이슨(麺屋たいそん)을 찾았다. 돈코츠 라멘 본진인 후쿠오카에서 구글 후기가 천 개가 안되는 걸 보니 오픈한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아 보였다. 간판은 주먹을 꽉 쥔 타이슨이 그려져 있는데 아마 외모로 인한 주인의 학창 시절 별명이 아닐까 싶다. ‘맛이 없으면 어퍼컷을 날려도 됩니다’ 라는 멘트를 가게 밖에 써놔도 좋을듯 한데 가르쳐 주고 올걸 그랬다.
실내는 테이블석과 카운터석으로 나눠져 있으며 주인인 타이슨과 함께 얼핏봐도 앳돼 보이는 20대 여직원 3명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었다. 얼굴을 보고 뽑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귀여운 알바생이 빈자리를 안내해 줘 카운터석에 앉았다.
메뉴
워낙 한국 사람이 많이 찾는 도시다 보니 후쿠오카에서 한국어 메뉴는 쉽게 볼 수 있다. 멘야타이슨도 한국어 메뉴를 제공하고 있으며 번역도 나름 어색하지 않게 잘되어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농후 돈코츠 라멘으로 돼지 등뼈와 머리뼈를 손질하여 20시간 동안 센불에서 끓여내 순한 육수가 베이스가 된다. 가격은 800엔. 여기에 달걀이나 항정살(돼지고기 토로, 豚とろ)이 추가된 메뉴는 각각 920엔, 1050엔이다. 포장마차 돈코츠, 매운 돈코츠라멘도 있다. 면추가(카에다마)는 150엔.
800엔짜리 농후 돈코츠라멘과 차슈덮밥을 주문했다. 교자를 먹을까도 싶었지만 어딜가도 대부분 비슷한 수준이라 불맛 가득한 즉시 덮밥을 선택했다.
차슈 덮밥 400엔. 불맛이 가득 베인 차슈가 밥 위에 가득 담겨 있고 달고 짭조름한 소스가 뿌려져 있어 밥과 상당히 잘 어울린다. 현지인들은 차슈덮밥보다 볶음밥을 더 많이 먹는 듯 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하타카 돈코츠 라멘 스타일. 차슈 두 점, 목이버섯, 파 등이 들어 있고 국물은 소개한 것처럼 농후하고 면은 보통(普通, 후츠우) 익힘 정도로 한국사람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정도다. 참고로 일본에선 라멘을 먹을 때 면의 경도, 익힘 정도를 선택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다.
면 익힘 종류 선택 방법
바리와라(バリやわ) – 쫄깃하지 않고 쫄깃쫄깃한 상태의 면이다. ‘쫀득쫀득한 면’이라고도 하는데, 보통 100~150초 정도 삶는 것이 일반적이다.
야와(やわ) – 삶은 후 한 번 더 삶아 부드러운 상태로 만든 면으로, 70~100초 정도 삶는다. ‘소프트메’라고 부르기도 한다.
후츠우(普通) –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일반적인 경도의 면으로 45~70초 정도 삶는다.
카타멘(カタ麺) – 일반적인 삶는 시간보다 더 빨리 삶아 면의 심이 약간 남아있을 정도로만 삶아낸 국수입니다. 삶는 시간은 20~45초 정도.
바리카타(バリカタ) – 카타멘보다 더 심이 남아 있어 쫄깃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면이다. 삶는 시간은 15~20초 정도.
바리가네(ハリガネ) – 면에 심이 남아있고 밀가루 풍미가 느껴지는 상태로 7~15초 정도 삶는다.
유게토우시(湯気通し) – 3초 정도 삶은 국수, 또는 수증기에 살짝 데친 국수다. 생면 상태와 거의 차이가 없으며, 밀의 풍미를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딱딱함을 나타내는 단어로 사용되는 ‘バリ, 바리’는 하카타 방언으로 ‘매우’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가는 면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하카타 돈코츠 라멘은 바리카타나 하리가네 등, 씹는 맛이 남는 단단한 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기본에 충실한 가게
라면 격전지인 후쿠오카에서 위치도 별로 좋진 않지만 기본에 충실한 하카타 돈코츠 라멘으로 현지인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곳. 하카타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면 일부러 찾아가도 괜찮을 정도다.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지역이라 그런지 저렴한 가격대의 이자카야도 많이 있어 술 한잔 하기에도 좋다.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후쿠오카 라멘 맛집 보기
참고로 멘야타이슨은 현금만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