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마쓰야마 노선이 재개 다시 일본 소도시 여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짧은 여행이라면 마쓰야마 중심으로 여행을 했겠지만 처음 가보는 지역도 아니고 일정이 길어 주변까지 함께 둘러 봤다. 그 중 스즈메의 문단속의 배경으로 나왔던 오즈에 다녀 왔다.
오즈(大洲)
마쓰야마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이요(에히메의 옛이름) 지역의 작은 교토라 불릴 정도로 옛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교토만큼 많은 사람이 찾진 않는다.
마쓰야마에서 오즈
마쓰야마마에서 오즈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마쓰야마역에서 특급열차를 타고 이요오즈역까지 약 35분 정도 걸린다. 요금은 편도 1840엔. 비용이 조금 더 저렴한 보통열차(1080엔)도 있지만 시간은 1시간 이상 더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생명인 소도시 여행에서 굳이 추천하고 싶진 않다. 구글 지도에서 마쓰야마역에서 이요오즈역까지 가는 루트를 검색하면 2370엔이라고 나오는데 지정석 요금이다.
이요 오즈역
일본 소도시 여행은 대부분 역에 붙어 있는 관광 안내소에서 지도 한 장을 챙기는 게 좋다. 이 곳에선 뭘 보고 뭘 먹으면 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고 동선을 짜기도 쉽다.
그리고 이 곳에서 자전거도 대여도 할 수 있다. 여행 중 다녀 온 시마나미 해도 렌탈샵과 대여료 차이가 상당하다. 거기선 전기 자전거가 7,000엔(보증금 5,000엔 별도)이었는데 여긴 1,500엔이다. 에히메현 대부분 이 가격이고 거기만 유난히 비싸다.
이요오즈역에서 가류산장
이요오즈역에서 가류산장까지는 약 2km 정도로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많이 걸었으니 버스를 탔다.
마치노에키 아사모야 정류장에 내려 3~4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시골 버스다 보니 배차 시간이 길어 역으로 돌아올 때는 걸어서 왔다.
가류산장으로 가는 길에 한 집 건너 NIPPONIA HOTEL이라고 적힌 노렌(暖簾)이 걸려 있는데 뭔가 싶어 찾아보니 일본 각지에 남아 있는 일본의 옛 건축물을 리노베이션한 럭셔리 호텔 브랜드라고 한다. 이 거리를 오하나한 거리라고 부른다. 이 근처가 가장 예쁘게 꾸며져 있다. 그리고 바꿔 말하면 사람이 안사는 집을 호텔로 바꿨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이 동네에 사람이 없다. 1박당 가격도 100만원 정도로 비싸다.
카페 아오이. 가류산장 근처에 있는 유일한 카페다.
오하나한 거리를 제외하면 여기가 메인 거리다. 카페도 이 골목에 있다.
그리고 카페 앞에는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오는 의자도 있다. ‘야하타하마 오즈의 문단속’이라는 켐페인으로 애니메이션 성지순례를 하는 사람들 위해 총 18곳에서 비치해 두었다. 그 중 한 곳이 여기다. 나머지는 어디?
가류산장
오즈의 대표 관광명소 가류산장에 도착했다. 간단히 이 곳을 설명하면 오즈 출신 무역상이 돈을 벌어 땅을 사고 10년에 걸쳐 지은 별장이다. 가류산장 홈페이지
제주항공에서 마쓰야마 재운항 기념으로 오즈 성과 가류산장 50% 입장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하는데 아무도 할인쿠폰에 대해 모르고 있어 550엔 내고 들어갔다. 여행을 마치고 제주항공에 문의하니 연락 준다고 하고 3주째 연락이 없다. 만약 오즈성과 가류산장을 함께 볼거라면 두 곳을 방문할 수 있는 880엔짜리 패스도 있다.
각각의 이름이 다 있는데 관광객 입장에서는 그냥 천장이 높고 다다미 깔리고 문이 많은 옛날 집이다. 그냥 통풍이 잘되고 나무가 많아서 좋구나 정도 느낄 수 있다.
사진 찍는 입장에서 보면 노출 차이가 심해서 별로 매력적인 곳은 아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훨씬 더 잘 나온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가류산장 소개에 자주 등장하는 후로안이 나온다.
3면이 개방되어 있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있다. 가류산장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풍경이 꽤 멋지다. 사계절 언제와도 꽤 멋지겠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가을에 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외부
밖에 풍경은 더 멋지다. 앞에는 히치가와 강이 흐리고 강 건너로는 후지산도 보인다. 그 후지산과 닮아서 후지산이라고 한다. 한자(冨士山)도 같다. 산 정상에는 진달래가 가득 피어 있어 멀리서 보면 산 정상만 분홍색으로 보인다.
산장 앞에는 둑처럼 담이 높게 있는데 이 담 위를 계속 따라 걸을 수도 있다. 이요오즈역으로 돌아갈 때 이 길로 가도 좋다.
담벼락을 따라 계속 걸으면 오즈 붉은벽돌관을 만나게 된다. 수공예품과 간단한 차 종류를 팔고 있다.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위와 같이 오즈성과 열차가 함께 나오는데 가류산장 쪽에서는 불가능 하다. 그리고 위에 사진은 이요나다모노가타리 관광열차와 눈까지 온 풍경을 담았으니 사진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한 수준이다.
산장 쪽에서 보면 이런 풍경을 담을 수 있다.
소박한 일본 소도시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곳이다. 난 시간에 쫓겨 너무 대충 보고와 좀 아쉬움이 많다.
마쓰야마 여행에서 하루 정도는 근처 소도시도 한 번 방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