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카페 중 불, 물, 땅, 바람, 사랑(오감)을 테마로 한, 과자를 맛볼 수 있는 유명 베이커리인 고칸이라고 있습니다. 이 곳은 사무라이 정신으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죽음으로 명예를 지킨다는 신념의 일본 무사, 사무라이의 정신으로 만드는 달콤한 디저트느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해져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위치 및 영업시간
- Osaka, Chuo Ward, Imabashi, 2 Chome−1−1 新井ビル
- 구글지도 바로가기
- 월~토 09:30~20:00
- 일 09:30~19:00
오사카 카페 고칸은 기타하마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곳은 고칸(五感)이라는 이름처럼 오감을 집중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일쑤 일 정도로 베이커리 같지 않은 외관이 특징 입니다. 왜냐? 이 곳은 일본 다이쇼 시대에 지어진 근대 건축물로 등록된 문화재 입니다. 예전에는 은행으로 사용 되었다가증권 회사가 매입하여 아라이 빌딩으로 되었습니다. 여기가 정말 빵집인가 하는 의심을 자꾸 하게 됩니다. 문을 열기 전까지 계속 들어가도 되나? 여기 맞나? 하는 의심이 계속 들게 됩니다.
첫인상
의심을 섬세한 관찰력으로 바꾼 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건물 앞 계단을 올랐습니다. 안으로 향하는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10년씩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까지 듭니다. 10년, 20년… 70년이 될 때쯤 문 앞에 다다르자 황송하게도 도어맨이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여행을 하고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도어맨이 현재와 과거를 연결해 주는 안내자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아스가르드의 헤임달처럼 말이죠.
내부
매장 안의 분위기도 외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높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 고풍스러운 샹들리에, 중후한 엔틱 느낌의 벽과 계단, 잔잔하게 들려 오는 클래식 음악은 디저트 카페라기모다 1900년대의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오가는 호텔처럼 느껴 집니다. 분위기에 동화될 요량으로 1층 베이커리를 둘러 보았습니다. 쇼케이스에 가득 차 있는 다양한 디저트는 허리를 반 쯤 숙여 한참을 들여다 보게 만들고 선물용 제품 판매대는 지갑의 남은 돈이 많았으면 하는 귀여운 소망이 들게 할 정도로 구매욕을 불러 일으킵니다.
1층 판매 2층 카페
쇼케이가 뿌옇게 될 정도로 바짝 다가서서 한참을 고민하다 계절 한정 메뉴인 먹음직스러운 무화과 타르트, 통복숭아 젤리를 골랐습니다. 그리고 직원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2층으로 올라 갔습니다. 2층은 서너 개의 방으로 되어 있으며 방마다 적게는 한 두개, 많게는 예닐곱 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습니다. 직원 분이 테이블 앞까지 안내를 해줍니다.
우리나라 카페나 베이커리와 가장 다른 점은 역시 대접받고 있구나 입니다. 우리나라는 픽업부터 리턴까지 손님이 직접 해야 하는데 일본은 아직 이런 문화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카페의 특징은 ‘초대형 카페 커피와 빵값은 비싸게’ 입니다만 일본은 저마다 색깔이 다 달라 여행을 가도 카페 투어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오사카 카페 고칸은 가격대가 우리나라 카페와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라 부담없이 1인 커피, 1인 1 케익을 즐길 수 있습니다.
서비스
엉덩이가 배길 정도의 딱딱한 의자에 앉아 주문한 디저트를 기다렸습니다. 자판기 커피에 동전을 넣고 커피를 선택한 후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는 순간보다 시간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직원이 은쟁반을 들고 테이블 옆에 와서 한쪽 무릎을 꿇어 앉아 디저트 접시를 테이블 위로 옮겨 줍니다. 중국사람들은 무릎을 쉽게 내주지 않지만 일본은 정반대 입니다.
직원이 놓은 접시에는 계절을 그대로 담은 통복숭아 젤리가 탱글 거리고 있었습니다. 이게 정말 그냥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쁘고 고민하게 됩니다. 크게 떠서 한 입에 가득 넣을까? 아니면 작게 한 스푼 떠 음미를 해볼까? 이런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카페 분위기만큼 우아하게 먹을 필요성이 있을 것 같아 새끼손가락과 약지를 제외한 세 손가락으로 스푼을 잡고 가장 우하한 모습으로 떠 입으로 넣었습니다. 저절로 눈이 감기면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혼자가 아닌 둘이 갔다면 분명 눈을 맞추고 호들갑을 떨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비슷한 가격의 디저트는 우리나라 여느 카페에서도 쉽게 찾을수 있지만 이런 서비스는 고칸이 아니면 체험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어느새 나의 디저트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시간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현생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찾아 왔습니다.
이용팁
- 오사카 카페 고칸은 1층은 베이커리 2층은 카페로 이용 됩니다.
- 1층에서 주문하지 않아도 2층에서 디저트 실물 샘플을 보여주니 거기서 주문해도 됩니다.
- 쌀로 만든 롤케이크가 인기이며 계절 한정 메뉴는 무조건 추천 합니다.
- 오사카 여행에서 빠지면 섭섭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