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빵
기대 이하였던 다코멧카, 뒤로하고 롯폰마츠에 있는 마츠빵(マツパン)을 찾았다. 텐진에서 얼마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아기자기 하니 일본 감성 제대로 넘치는 소박한 동네의 모습이다. 그래서 본래 목적도 잊은 채 동네 한바퀴 부터 돌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런 풍경은 사진 찍는 취미가 다시 즐거워질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후쿠오카에서 한 번 살아 볼 수 있다면 아마 텐진이나 하카타 등이 아닌 롯폰마츠가 아닐까 하는 이루지 못할 생각도 한 번 해본다.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아파트도 없고 걷기 좋은 산책로도 많고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는 집들을 보면 내심 일본이 부럽기도 하다.
마츠빵으로 가는 길 먼저 보이는 롯폰폰. 동네 이름을 따 만든 붕어빵 가게다. 이 곳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콩가루를 잔뜩 뿌린 키나코 타이모찌를 즐길 수 있다. 아마 시선을 강탈하는 모습에 마츠빵을 찾아 간 사람이라면 이 곳도 함께 방문해 보길 권한다.
믿고 먹는 동네 빵집
우리나라는 동네 빵집하면 파리바게트 아니면 뚜레쥬르다. 이 두 곳이 동네 상권을 점령하고 있다 보니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리고 있다 하더라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못된 것만 배웠는지 가격이 프렌차이즈 빵집 못지 않다. 그래서 일부러 사람들이 성심당이 있는 대전까지 빵을 사러 가는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일본은 동네 어딜가도 빵집이 많다. 그리고 가격도 착하고 맛까지 좋다. 롯폰마츠 마츠빵도 동네 흔한 빵집이지만 문턱이 닳도록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 곳은 특별한 느낌이 있는 빵이라기보다는 밀 본래의 향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항상 식탁에 있어 더 리필하고 싶어지는 빵이 컨셉인 곳이다. 아기 이유식으로도 먹을 수 있는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한 엄선된 빵이 매일 구워지고 있다.
한 두명은 괜찮지만 성인 3명이 함께 들어가 빵을 고르기엔 조금 협소하다. 그렇다 보니 카메라를 들고 좀 사진을 찍기엔 매너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담아 왔다. 여느 빵집과 다르게 빵들이 화려한 맛은 없다. 하지만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싸고 호기심 자극 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몇 가지의 빵을 사고 바로 앞 벤치에 앉아 먹어 보고 이대로 그냥 가면 아마 후회할 것 같아 집으로 가져 갈 몫까지 넉넉하게 샀다. 한 보따리를 샀는데도 3천엔이 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조금 찾아보니 마츠빵이 번화가에 있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을 끌어 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했다. 후쿠오카 노포 베이커리로 유명한 빵 나가타에서도 일을 했고 최근 가장 핫한 후쿠오카 빵집 팽스톡에서도 메인 제빵사로 일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빵 느낌이 비슷하긴 했다. 맛도 건강도 생각한 이런 빵집이 집 근처에 있다면 매일 찾고 싶을 정도다. 후쿠오카 여행을 가면 보통 하카타, 텐진, 나카스 정도만 가는데 조금 벗어나 야쿠인, 롯폰마츠에 가면 정 반대되는 매력을 느낄 수 있으니 후쿠오카가 처음이 아니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보길 권한다. 아마 나처럼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다.
롯폰마츠역 앞에 있는 롯폰마츠 421에 스타벅스도 있으니 잠깐 쉬기도 좋고 오호리공원까지도 그리 멀지 않아 천천히 동네 구경하며 걷기도 좋다.
- 영업시간 8~18시(품절시 닫음)
- 정기휴일 월요일, 둘째, 넷째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