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에 가까웠던 꾸이년 맛집 투어 바닷가 도시에선 분 리에우가 최선

맛집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던 꾸이년


처음 가보는 도시에서는 으레 새로운 맛을 찾아다니기 마련이다. 그러나 꾸이년은 대부분의 식당이 비교적 이른 시간에 문을 닫아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이렇다 할 꾸이년 맛집이라 부를 만한 곳도 쉽게 찾기 어려워,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일조차 생각보다 쉽지 않은 도시였다.

게다가 대부분의 식당은 저녁 8~9시면 문을 닫았고, 구글 지도에 표시된 운영시간도 실제와 맞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 때문에 미리 정해둔 곳을 찾아가기보다는, 그때그때 문이 열려 있는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해결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꾸이년 맛집

Phở Danh


그렇게 허기진 저녁 시간을 함께해 준 몇 곳의 식당을 차례로 소개하려 한다. 그중 첫 번째로 찾은 곳은 Phở Danh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쌀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가게 앞 입간판에 큼지막하게 걸린 왕갈비 쌀국수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결국 그 강렬한 비주얼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발길이 향했다.

꾸이년 맛집


왕갈비 쌀국수를 주문하자 밥솥에서 푹 익힌 왕갈비 몇 점을 쌀국수 위에 올려 주었는데, 그 외에 눈에 띄는 특별함은 없었다.

겉보기에는 그래도 한 끼 정도는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고기는 상당히 질겨, 씹다 뱉어낸 것이 더 많을 정도였다. 역시 쌀국수는 돼지고기보다는 소고기가 들어가야 제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곳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따로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쏟아졌는데, 잠시 가게에 앉아 비를 피하고 있으니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직원이 말없이 우비를 건네주었다.

그 소소한 친절 덕분에 반 이상 남긴 쌀국수에 대한 아쉬움도 금세 잊게 되었다. 다시 찾을 일은 아마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보다 사람의 친절로 오래 남은 꾸이년 맛집으로 기억된다.

꾸이년 맛집

Beef Station Quy Nhơn

호텔에서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출출함을 달래려 식당을 찾았지만, 근처에는 해산물 식당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다. 결국 조금 떨어진 Beef Station Quy Nhơn까지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마감 시간이 밤 9시 30분이라 그 전에만 도착하면 주문이 가능할 것 같아 그랩 바이크를 타고 5분 만에 도착했고, 가게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메뉴를 주문했다. 늦은 시간에 따뜻한 고기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소고기 스테이크라는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 나온 고기는 편의점 햄버거 패티를 연상시킬 정도로 품질이 아쉬웠다. 가격 역시 그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아 만족감은 더욱 낮아졌다.

플레이팅이나 구성에서는 나름 신경 쓴 흔적이 보였지만, 기본이 되는 음식의 퀄리티가 받쳐주지 못하니 오히려 실망감이 더 컸다.

차라리 그냥 굶고 말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 만큼, 기억에 남지 않는 저녁 한 끼였다.
9시 30분까지라 닫기 전에만 도착하면 주문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랩 바이크로 5분만에 도착해 가장 인기 있는 메뉴를 주문했다.

그런데 이 곳도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수준 이하의 소고기 스테이크가 나왔다. 소고기 스테이크라고는 하지만 편의점에서 파는 햄버거 패티 수준이었다. 가격도 비슷한 수준이다.

뭔가 상당히 구성에 신경쓴 것 같지만 퀄리티 낮은 음식은 그냥 굶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꾸이년 맛집

Bún Riêu Cá 09 Hà Huy Tập

분 리에우(Bún riêu)는 토마토와 민물게, 새우젓으로 국물을 내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특징인 베트남 국수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쌀국수인 퍼(phở)와는 면의 형태부터 국물의 성격까지 완전히 다른 음식이다.


특히 바닷가와 인접한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토마토와 해산물 향이 어우러진 국물 탓에 호불호가 비교적 뚜렷하게 갈린다. 꾸이년에서도 분 리에우를 파는 식당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그중 Bún Riêu Cá 09 Hà Huy Tập은 가격이 저렴하고 새벽에 문을 열어 오전까지만 반짝 영업하는 곳이다.

현지 분위기가 워낙 진하게 느껴져 조식을 일부러 건너뛰고, 아침부터 호텔에서 자전거를 빌려 찾아갔다. 메뉴는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어묵(Cá)이 들어가면 보통 3만동, 해파리(sứa)나 민물게(rạm)가 들어가면 4만동이다.

게살은 우리가 익숙한 맛살 스타일이 아니라 민물게를 갈아 만든 형태라 처음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국물에 녹아든 맛은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고, 해파리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국수에 확실한 식감의 포인트를 더해준다.

꾸이년 맛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이곳이다. 모든 토핑을 넣어도 거부감이 전혀 없으니, 꾸이년에 간다면 꼭 한 번 맛보길 추천한다.

Cá는 생선이란 뜻인데 쌀국수에 들어간 내용물을 보면 한국사람에겐 어묵에 가깝다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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