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도 안되고 관리는 더 안되는 고대산 자연휴양림

최악의 캠핑장이었던 고대산 자연휴양림

고대산 자연휴양림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부터 10월까지는 캠핑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난로가 필요 없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평일 예약이 가능한 서울 근교 캠핑장을 하나씩 찾아다니고 있다. 그중 이번에는 연천에 위치한 고대산 자연휴양림에 다녀왔다.

이곳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에 자리한 서울 근교 캠핑장으로, 2017년에 개장해 올해로 8년 차를 맞았다. 3번 국도와 경원선 신탄리역이 가까워 대중교통이나 자가용 이동 모두 편리하다. 서울에서 차로 1시간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주말뿐 아니라 평일 캠핑에도 부담이 없다. 이용 요금은 평일 기준 15,000원으로 가성비 캠핑장으로도 손꼽힌다.

하지만 솔직한 후기를 말하자면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컸다. 최근 다녀온 개장 6년 차 화천 숲속야영장과 비교해보니 시설 관리나 캠핑장 분위기에서 많은 차이가 느껴졌다. 단순히 5천 원 차이라면 오히려 화천 쪽으로 가는 것이 훨씬 만족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만약 지인이 캠핑장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5천 원을 보태 줄 테니 화천으로 가라고 할 정도다.

야영장 배치도

고대산 자연휴양림에는 총 20개의 데크가 마련되어 있지만 오토캠핑은 불가능해 차량을 주차장에 세우고 짐을 직접 옮겨야 한다. 사이트 위치에 따라 편의성이 크게 달라지는데, 그나마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은 1번과 2번 사이트이며 5번, 6번 사이트도 비교적 이용하기 편하다. 그러나 나머지 사이트들은 계속 오르막길을 올라야 도착할 수 있어 짐이 많을 경우 꽤 큰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오른쪽 길은 1~2번 사이트로 이어지고, 왼쪽에는 13번과 4번 사이트 사이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이 계단은 생각보다 경사가 꽤 가파르기 때문에 백패킹 장비를 메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부러 이용할 필요가 전혀 없다. 결국 앞서 언급한 1~2번, 5~6번 사이트를 제외한 나머지 사이트는 수레를 이용해 오르막길을 따라 짐을 옮겨야 하며, 그 과정에서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아마 짐을 다 옮기고 나면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1~2번 사이트를 지나면 5~6번 데크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나온다. 이 구간부터는 경사가 조금씩 더 가팔라지기 때문에 짐을 옮길 때 힘이 더 든다. 나머지 사이트들은 이보다 더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캠핑장 안내 지도를 보면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관리가 전혀 안되는 데크

화천 숲속야영장과 비교하면 고대산 자연휴양림은 확실히 낡고 관리가 부족해 보였다. 특히 1번 데크는 위 사진에서 보듯이 틈이 벌어져 있어 안전에도 신경이 쓰일 정도였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가 본 캠핑장의 데크는 스트링을 고정할 수 있게 두꺼운 말뚝 같은 게 박혀 있는데 여긴 없었다. 아마 이런 불편함 때문에 선구자 캠퍼께서 피스를 박아 놓은 듯 하다. 거의 새거라 올해 다녀가지 않을까 싶었다.


멀리서 봐도 캠핑 데크가 틈이 벌어져 있는 게 보일 만큼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평일 1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다녀왔던 산음 자연휴양림이나 화천 숲속야영장은 20,000원 선임에도 불구하고 훨씬 깔끔하고 쾌적했다. 솔직히 말해 이번 경험은 너무 실망스러워서,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환불을 요청하고 싶을 정도였다.

숲속의 집과 휴양관은 추천

야영 데크는 마치 방치된 것처럼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아 쓰레기 취급해도 될 정도였지만, 같은 구역에 있는 숲속의 집과 휴양관은 전혀 다른 장소처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외관만 보아도 쾌적함이 느껴졌고, 4인실 기준 1박 요금이 65,000원이라 서울 근교에서 1박 2일 가족 나들이용 숙소로는 꽤 괜찮아 보였다. 다만 나는 가족 단위가 아닌 혼자 캠핑을 즐기는 입장이라, 결국 관리가 미흡한 야영 데크에서 솔로 캠핑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무장애 산책로와 숲속 놀이터

가족 단위로 방문한다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숲속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어 꽤 만족스러울 듯하다. 도심에서만 생활하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자연 속 놀이 경험이 흔치 않기 때문에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또 무장애 산책로도 있어 몸이 불편한 사람도 편안하게 숲길을 거닐며 산책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방문한 9월 11일에는 날파리가 너무 많아 걷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숲에서 들려야 할 바람 소리나 새소리는 전혀 느껴지지 않고, 그저 날파리 날갯짓 소리만 가득했다. 결국 캠핑장에 도착한 지 한 시간 만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재방문 의사 없음

서울 근교에는 비슷한 거리의 꽤 괜찮은 캠핑장이 많기 때문에, 솔직히 말해 고대산 자연휴양림은 다시 찾을 계획이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마주한 지랄 맞도록 예쁜 가을 하늘 덕분에 조금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던, 그야말로 아쉬움이 가득한 하루였다. 화천 숲속야영장이 100점이라면 여긴 30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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