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보카도 아이스크림(Kem Bơ)
나트랑이나 다낭처럼 해변과 인접한 베트남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카페만큼이나 쉽게 눈에 띄는 음식이 바로 아보카도 아이스크림, 이른바 껨보(Kem Bơ)다.
관광지에서는 디저트 메뉴 중 하나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을 만큼 흔한 풍경이다.
한국인이 많이 찾는 지역의 가게들은 사진과 함께 영어 또는 한글 표기가 되어 있어 주문이 어렵지 않다. 반면 로컬 지역으로 들어가면 메뉴판이 베트남어로만 적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처음엔 조금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껨보’라는 두 글자만 알고 있어도 주문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Kem Bơ는 아이스크림을 뜻하는 ‘Kem’과 아보카도를 의미하는 ‘Bơ’가 합쳐진 표현이다. 베트남 음식 메뉴는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기본 단어 몇 가지만 알아두면 원하는 메뉴를 충분히 골라 주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보카도 아이스크림에 망고가 함께 들어간 메뉴를 원한다면 ‘Kem Bơ xoài’라고 말하면 된다. ‘xoài’가 망고를 뜻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재료만 추가해 표현하면 되는 구조다.
이런 방식은 쌀국수 메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쌀국수는 ‘Phở’에 해당 재료가 뒤에 붙는다. 소고기 쌀국수는 ‘Phở bò’, 닭고기 쌀국수는 ‘Phở gà’다. 기본 개념만 이해하면 메뉴판이 훨씬 읽기 쉬워진다.
나트랑이나 다낭은 한국 여행객이 워낙 많이 찾는 지역이라 껨보 가격도 다소 관광지화되어 보통 4만~5만 동 선이다.
반면 로컬 지역에서는 양이 훨씬 넉넉하면서도 3만 동 내외로 즐길 수 있어 가성비 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베트남 여행 중 로컬 디저트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관광지를 조금 벗어난 껨보 가게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ALOO Kem Bơ Quy Nhơn
꾸이년 비치 근처는 대부분이 해산물 식당이라 아보카도 아이스크림, 껨보를 먹으려면 시내 중심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해변에서 1~2블록 정도만 걸어가면 자연스럽게 가게들을 찾을 수 있어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꾸이년에서 머무는 3일 동안 매일같이 찾았던 곳이 바로 ALOO Kem Bơ Quy Nhơn이다. 솔직히 말해 전반적으로 투박한 분위기의 동네인데, 그중에서도 이곳은 나름대로 감각을 더한 가게라 일부러 찾아가게 됐다.
바로 맞은편에도 껨보를 파는 곳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호텔 1층 로비 한쪽 공간을 빌려 아주 작게 운영하는 형태라, 사람이 없을 때는 “지금 파는 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그래서 저절로 이 가게로 발길이 향할 수밖에 없다. 꾸이년에서 껨보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이곳은 충분히 들를 가치가 있다.


오전 시간대에 방문하면 어린 여학생이 가게를 혼자 지키고 있다. 가게 안쪽에서 조용히 공부를 하고 있어 주문을 해야 하나 잠시 망설이게 되지만, 인기척만 나도 금세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주문을 받아준다.
주문이 들어가면 바로 그 자리에서 아보카도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준다. 잘 익은 아보카도를 으깨고 재료를 섞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 기다리는 시간마저 지루하지 않다.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보니 신선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생각보다 설탕이 꽤 많이 들어가 조금 놀랐다. 역시 음료의 맛은 설탕과 시럽이 좌우하는 것 같다.

이렇게 진짜 가성비
3만 동짜리 껨보다. 나트랑에서는 보통 플라스틱 컵에 담아 주면서 4~5만 동 정도를 받는데, 이곳은 예쁜 유리 용기에 담아 내준다. 동일하게 컵에 주는 것도 있고 가격은 2만동 정도다.
가격도 싼데 양도 넉넉해 간단한 디저트라기보다는 한 끼 식사라고 해도 될 만큼 든든하다.
한국 여행객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분위기는 확 달라진다. 가격은 내려가고 양은 많아진다. 그렇다고 맛이 떨어지느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재료의 풍미가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꾸이년은 화려하거나 대단히 세련된 도시라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조용히 쉬어가기 좋은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꾸이년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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